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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Iris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글쓴이 Lina Ha() 2017년 05월 31일

우리는 세상의 다양한 직업 중 한 가지 또는 그 이상의 것을 선택해 ‘생산을 위한 일’을 하며 살아갑니다. 인생이라는 큰 틀 안에서 직업이 차지하는 영역은 아주 넓습니다. 이는 물리적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삶의 요소이기도 한데요. 여러 이유로 직업적 슬럼프를 겪고 있거나 열정의 계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하는 세 번째 책 이야기. System Lab, Iris 과장님의 추천 도서,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입니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책표지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현대문학
  • 2016. 4. 25 출간
  • 335 페이지





35년 동안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로 살아온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던져진 몇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누구를 위해서 쓰는가’, ‘어떻게 쓰는가’, ‘왜 소설을 지속해서 써내는가’, ‘소설을 쓰기 위한 강한 마음이란 무엇인가’. 자신을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라 말하는 그는 소설가라는 직업을 지속시키기 위한 강한 마음과 의지를 이 책에 담았습니다.

‘예술 하는 삶’에 대한 동경

저는 보통의 직장인으로 살면서도 소위 ‘예술 하는 삶’에 대한 동경을 늘 갖고 있습니다. 조금 구체적으로 말하면 제가 속한 IT 업계 직업군 중 웹디자이너에 대한 마음이 그렇습니다. 전 직장에서 업무차 출장을 가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어쩌다 웹디자이너와 가까운 자리에 앉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일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대화의 결론은 조금 허무했습니다. 내가 *이클립스(Eclipse)라는 틀 안에서 열심을 쏟는 것처럼, 그 역시 포토샵이라는 틀 안에서 열심을 쏟고 있다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사용하는 기능적 툴(Tool)이 다를 뿐, 같은 모습의 직장인일 뿐이라는 사실을 직면하는 순간 예술적 직업에 대한 동경은 허무함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클립스(Eclipse): 코드 작성, 저장, 컴파일 및 디버깅을 도와주는 통합 개발 환경(Integrated Development Enviornment, IDE) 중 자바 개발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프로그램.

다행히도 이 책을 통해 혼란스러웠던 생각을 조금이나마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만의 틀 안에 갇혀 직업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직업에 대해 알고,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특히 ‘제6회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든다-장편 소설 쓰기’ 편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는데요. 함께 나누고 싶은 몇 가지를 전합니다.

장편 소설을 쓰기 위해 그가 하는 일은 
  • 일이 잘되는 환경을 찾아서 만드는 것 
  • 지속성을 갖고 일을 하는 것 
  • 작업에 대해 평가받는 것
  • 재작업을 하게 된다면 퀄리티는 좋아질 수 있다는 것

이 내용은 소설가가 아닌 제게도 꼭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먼저 물리적으로 일이 잘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시행했습니다. 책상을 깨끗하게 치우고, 모니터의 높이와 각도는 적당한지,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방해요소는 없는지 등을 살폈습니다. 또 장기 프로젝트를 위한 지속성을 갖는 것 역시 중요한 항목이었습니다. 그리고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평가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수용할 수 있는 용기를 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재작업하는 일을 매우 싫어했었는데, 이 또한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과정임을 알고 인내하는 것에 마음을 두었습니다.

장기적 규칙성이 주는 강한 마음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책표지2

장편 소설을 쓸 경우,
하루에 200자 원고지로 20매를 쓰는 것을 규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좀 더 쓰고 싶어도 20매 정도에서 딱 멈추고,
오늘은 뭔가 좀 잘 안된다 싶어도 어떻든 노력해서 20매까지는 씁니다.
왜냐하면, 장기적인 일을 할 때는 규칙성이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그 기세를 몰아 많이 써버린다, 써지지 않을 때는 쉰다, 라는 것으로는
규칙성은 생기지 않습니다. (p.150)

제가 하는 일 역시 장기적이며, 어느 정도의 규칙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시간에 쫓겨 한꺼번에 많은 업무를 해버리면 신체적, 정신적인 후유증을 극복하는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거나, 슬럼프에 빠져 의욕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이 책은 모든 직업인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모색하는 사람에게 종합적인 힌트와 따뜻한 격려를 건네주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마음이 담긴 책 속 암시적 메시지를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

“굳이 이대로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하고픈 대로 하는 게 가장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