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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보기만 하는 것은 내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글쓴이 Lina Ha() 2016년 11월 02일

선배들의 꿀팁 그 두 번째 시간, UI Lab Judith 실장님 편입니다. 매일 아침 “굿모닝~” 낭랑한 목소리로 사무실을 밝혀 주시는 이롭게 분위기 메이커시죠. 다소 곤란할 수 있는 질문에도 호탕한 웃음과 솔직한 답변으로 인터뷰를 유쾌하게 이끌어주셨는데요. 그 내용 궁금하시죠? 지금부터 함께 들어볼게요.

컴퓨터 모니터를 보는 모습

스스로 터득한 것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법이죠.

프론트엔드 개발자(Front-end Developer)라는 직군에 대해 설명 부탁 드립니다.
코더(Coder)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까요? 그런데 코더는 너무 단편적인 부분만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중간단계? 이렇게 말해도 헷갈릴 수 있겠네요. ‘프론트엔드 개발자’는 UI(User Interface)라는 팀명 그대로 웹에서 사용자에게 보이는 부분을 개발하는 일이라 보시면 됩니다. 직업 설명하기 참 어렵네요. (웃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저는 웹 디자인을 먼저 시작했어요. 제가 생각하는 디자이너란 창의성은 물론 타고난 색감 그리고 자신만의 추구하는 세상이 있는 사람이었죠. 3년 정도 디자인 실무를 하다 보니 스스로 그 부분이 약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같이 디자인을 했는데, 제 것이 더 작아 보이는 느낌이랄까요. ‘이 길이 맞을까?’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지요. 당시 저는 디자인과 테이블 코딩을 하고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개발 영역이었던 개발 코딩까지 하게 되었어요. 구체적으로 말하면 개발자가 작업한 페이지를 수정하고 반영하는 일을 디자이너인 제가 하게 된 거죠. 다른 디자이너들에 비해 코드 작업 비중이 큰 편이었습니다. 물론 저 스스로 좋아라 덤빈 부분도 있었고요. 그러던 중 서울로 이직한 지인을 통해 ‘프론트엔드 개발자’ 라는 직군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신입 시절을 거쳐오셨을 텐데요. 당시 업무적으로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요?
2000년대 중반쯤이었는데요. 새로운 기술인 DIV 코딩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새로운 기술에 대한 교육이나 책자 등이 대중화되지 않았고, 제 스타일상 강의나 책으로 공부하며 익히기보다는 직접 해보면서 익히는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되든 안 되든 막무가내로 시도해보았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보고, 해보고, 또 보고, 해보고를 반복했습니다. 어렵게 배워서인지 이때 터득한 지식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것 같아요.
사원이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직급을 거쳐오면서 실무에 가장 큰 도움이 된 건 무엇이었나요?
저는 사원부터 대리, 과장 때까지 모든 것이 실전이었고 밤낮없이 일했습니다. 유능한 선배들의 노하우를 어깨너머로 익혔고, 그때 제 것으로 만든 기술이 지금의 저를 있게 했다고 볼 수 있죠. 제겐 일이 책이었고, 직장은 강의실이었습니다.

어려웠던 프로젝트요? 저는 다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직장생활 중 기억나는 선배(멘토)가 계신가요? 어떤 점이 기억에 남나요?
저는 참 인복이 많은 것 같습니다. 덕분에 여러모로 편하게 직장생활을 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죽이 잘 맞았던 동기, 선배도 있었고, 상사의 예쁨(?)도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샘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요. (웃음) 꼭 누구 한 명을 꼽을 순 없지만, 지금까지 순탄하게 올 수 있던 건 동료들과 함께였기 때문인 것만은 확실해요. 아직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동료도, 멘토도 없다고요? 없는 건지 못 보고 있는 건지, 그건 아무도 모르죠. 그저 최선을 다해 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복이니까요. 열심히 하세요. 그럼 사람은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어요.
가장 기억에 남거나 어려웠던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이름과 좌우명이 적힌 명함 이미지
거짓말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모든 프로젝트가 다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며칠 밤을 새울 때도 함께하는 것이 즐거웠고, 잘 끝난 것으로 위로가 되고, 뿌듯함이 더 컸죠. 굳이 꼽자면 오히려 지금이 더 힘든 것 같아요. 책임자가 된다는 것, 누군가의 선배가 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무는 줄었어도 그에 따른 책임과 역할은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예전의 열정을 잃어버린 건 아니지만, 고민을 나눌 동료가 있어 즐거웠던 그때가 그립긴 합니다.
업무가 재미있게 느껴질 때는 언제인가요?
요즘 부쩍 재미를 느끼는 게, 디자인을 보면 ‘이런 식으로 마크업(Markup)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라는 게 머릿속에 그려져요. 직업병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 경력에서 나오는 습관일 수도 있지만 꽤 희열을 느끼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들이 텅 빈 캔버스를 채워가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요. 코드의 짜임이 머릿속에 그려질 때… 정말 짜릿해요. 특히 예상했던 것과 실제가 비슷하거나 똑같이 구현될 때 더욱 그렇고요. 아주 재미있습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시나요? 실장님만의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의외로 소심한 면이 있어서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편입니다. 일에 대한 고민으로 밤잠을 설치기도 하고요. 그래도 달라진 것이 있다면 기술적인 문제는 팀원들의 도움을 받아 함께 풀어가고, 조언이 필요한 부분은 다른 부서장, 대표님 등과 논의해 해결하고 있다는 것이죠. 혼자 끙끙대기보단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습득하며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업무를 위한 공부 외에 지금 하는 자기계발이 있나요?

요즘 같은 시대에 직장과 가정에서 주어진 일들을 잘 해내려면 무엇보다 체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열정이 넘쳐나도 체력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다 소용없으니까요. 저 또한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껴 운동을 시작했는데요. 전문 PT를 받고, 거의 매일 저녁 집 근처 공원을 걷습니다. 별거 아닌 것 같았는데 달라진 체력에 저도 놀랐습니다. 목표는 아니었지만, 다이어트 효과까지 보니 기분도 좋고요. 정말 큰 변화는 환절기 때마다 감기를 달고 살았는데 운동을 시작한 후로는 아직 감기에 걸리지 않았어요. 덕분에 업무 집중력도 높아졌으니, 이보다 좋은 자기계발이 있을까 싶어요.

많이 보고, 만져보면서 내 것으로 만드세요.

직무 관련 전문 도서들 HTML5  CSS 외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기 위해 요구되는 면모나 적합한 성격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있다면 어떤 점인가요?

아무래도 모난 성격이라면 조직에 적응이 힘들겠지요. 또 프론트엔드 개발자라는 직군 자체가 보이는 개발이다 보니 아는 지식과 상식이 너무 올드해서는 안 되겠고요.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야 하는 만큼 호기심 많고, 웹에 대한 관심도 높고,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까지 갖추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위의 내용이 UI Lab 직원 채용에도 적용이 되나요?

물론 그렇습니다. 저는 실력보다 성격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편입니다. 그래서 첫째, UI Lab은 성격이 밝아야 합니다. 둘째, 일이 주어졌을 때 얼마나 신중하게 처리할 수 있는지를 봅니다. 셋째, 기술적으로는 HTML의 기본을 알고 활용할 수 있는지, 접근성 등 코드를 잘 짜는지 등을 봅니다. 경력직의 경우, 스크립트의 지식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보는 편이고요. 신기술, 업계 동향 등 웹에 대한 관심도도 살펴보는 편입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이쪽 일을 잘하고 싶다면 업계 동향과 신기술에 많은 관심을 가지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코드를 많이 보고, 만져보고 내 것을 만들기 위해 애쓰세요. 그냥 보기만 하는 것은 내 것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