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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라이프스타일의 트렌드, 미니멀 라이프

글쓴이 Jun() 2017년 05월 26일

라이프스타일은 사람의 수만큼 다양합니다. 그렇지만 어느 시대에나 모두가 동경하고 좇고 싶은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은 존재합니다. 이제 너도나도 잘 먹고 잘살자는 ‘웰빙’ 열풍은 사그라지고, 꼭 필요한 물건으로만 ‘넘치지 않도록’ 살아가자는 취지의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의 시대가 찾아왔습니다. 오늘은 미니멀 라이프가 세계적 트렌드가 된 배경과 우리 주변에 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역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1인당 국민소득(GDP)이 3만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고, 1인 가구 또한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 변화 속에 과시적 소비를 하던 사람들이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마음대로 사거나 즐기게 되었습니다.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이지요.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늘었습니다. 옷이나 가방 등으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집도 가구도 입맛에 맞게 꾸미는 ‘홈퍼니싱(Home furnishing)’ 또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소득 및 1인 가구 증가 추이 국내 홈퍼니싱 시장 규모 그래프

그러나 무언가를 사고 채우고 꾸미는 행복은 잠시뿐. 안 그래도 좁은 집은 더욱 복잡해져만 가고, 내릴 줄 모르는 물가에 팍팍해진 삶의 여운이 이전보다 바쁘게 열심히 살아온 우리에게 맞닥쳐옵니다. 소유욕에 사로잡혀 물건이 넘쳐나다 못해 그에 파묻혀 사는, 일상의 여유를 찾기 힘들어진 이러한 현대 사회에 가장 잘 부합하는 최신 라이프스타일이 바로 미니멀 라이프입니다. 

미니멀 라이프, 다른 말로 ‘미니멀리즘(Minimalism)’이라고도 하는데요. 20~30대에게는 사뭇 낯설지 않은 단어입니다. 작아져만 가는 주거공간에 많은 것을 채우려 하지 않고 꼭 필요하고 가치 있는 물건만 두는 것이지요.
왼쪽부터 일본 유명 미니멀리스트 사사키 후미오사사키 후미오 그의 베스트셀러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비즈니스북스

미니멀리스트 구글 트렌드 검색 결과일본에서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는 사람을 뜻하는 ‘미니멀리스트(Minimalist)’가 2015년 일본의 유행어 대상(그 해에 가장 유행한 단어나 말을 뽑는 시상식) 후보에 오르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일찍이 일본에서는 미니멀 라이프와 비슷한 사상의 ‘단샤리(斷捨離)*’가 유행하고 있었으며, 2011년 3월 11일에 일어난 동일본대지진의 영향으로 미니멀 라이프의 열풍은 더 확산되었습니다. 


*단샤리(斷捨離): 정리정돈이 서툴렀던 일본인 주부 야마시타 히데코가 고안한 정리 방법으로, 요가의 행법(行法)인 단행(斷行), 사행(捨行), 리행(離行)을 정리정돈에 도입해 ‘불필요한 물건이 들어오는 것을 끊고(斷), 공간을 차지하는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고(捨), 물건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벗어나는(離) 것’을 말함.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이러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인터파크 도서는 2016년 상반기 핫이슈 키워드 중 하나로 미니멀리즘을 꼽고, 그 해 1~3월 미니멀리즘 관련 도서의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배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니멀 라이프’라는 이름의 네이버 카페 또한 7만 명이 넘는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는 사람은 그 시초인 미국을 넘어 유럽, 일본 그리고 대한민국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미니멀 라이프의 유래

미니멀 라이프는 1960년대 미국에서 등장한 ‘미니멀리즘’의 영향을 받았는데요. 미니멀리즘은 미술, 건축,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형태나 색채를 최소한으로 줄여 대상의 본질만을 추구한 문화적 흐름을 말합니다. 이러한 흐름이 점차 삶 전체로 확대되어 미니멀 라이프라는 단어가 생기게 되었지요. 그리고 2009년, 현재 전 세계적으로 쓰이는 미니멀리스트의 의미를 제창한 이들이 등장합니다. 

미니멀리스트를 제창한 조슈아와 라이언The Minimalistcom

‘The Minimalists’의 조슈아 필즈 밀번(Joshua Fields Millburn)과 라이언 니커디머스(Ryan Nicodemus)은 ‘풍요로움, 부유함=돈’이라 생각하고 20대 시절을 보내왔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주변을 물건으로 가득 채워도 마음은 늘 허전하고 스트레스와 불안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그때 이들은 돈이나 물건이 곧 행복과 부유함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고 느꼈고, 자신들의 짐을 모두 모아놓은 후 3주에 걸쳐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물건을 버렸습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인생이 ‘풍요롭다’고 느끼게 된 것입니다.

물건을 우선시하면 시야가 좁아져 정말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버릴 수 있다.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고 어지럽혀져 있던 것들을 정리함으로써, 남아있는 정말 소중한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건강, 인간관계, 성장, 대화 등이다. 
                                    - The Minimalists의 TED 강연 중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역할

텅 빈 방에 작은 탁자 그 위에 스탠드가 놓여진 미니멀한 방 인테리어의 모습일찍이 생떽쥐베리는 “완벽함이란 더 이상 보탤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이루어진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얼마나 버려야 미니멀리스트가 될 수 있을까요? 미니멀리스트의 기준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오직 15가지의 물건만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하루에 물건 한 개씩 버리기’라는 자신만의 규칙을 만든 사람도 있습니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은 자주 구매하고 모아두지만, 그 외에는 철저하게 배제하는 사람도 있지요. 그저 물건의 수, 종류에만 집착하는 것은 미니멀 라이프의 본질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주변의 물건을 줄인 후 나의 삶이 얼마나 더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졌는가?’입니다. 

미니멀 라이프로 인해 자신에게 어떤 변화가 생길지를 깊게 생각해본 후 나만의 뚜렷한 기준을 가지고 줄여가야 합니다. 그 기준을 찾으면 수많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우리의 미니멀한 생활을 도와줍니다. 실용성, 거품을 뺀 가격,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까지 고루 갖춘 가구와 생활용품들이 최근 인기를 끄는 이유입니다. 


오늘은 ‘미니멀 라이프’가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을 표방하는 대표 브랜드의 온라인스토어에는 어떤 트렌드가 있는지, 과연 온라인에서도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고 있을지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