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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모바일 게임의 IP 활용 전략

글쓴이 benjamin() 2017년 04월 27일

긴 출근 시간이나 퇴근 후 침대 위에서나 모바일 게임은 우리의 일상과 함께하고 있죠. 스마트폰 보급률이 90%에 달하고 있는 만큼 모바일 게임 시장 또한 빠르게 성장해왔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즐길 수 있고 카카오 플랫폼이나 SNS를 통해 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국내 모바일 게임 성장에 크게 기여했죠. 더불어 게임의 그래픽과 콘텐츠 역시 성공의 중요한 열쇠인데요. 오늘은 최근 모바일 게임의 성패를 가르는 지적 재산 활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 재산)란 지적 활동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유권을 칭합니다. 산업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공업 소유권과 문화 창달을 목적으로 하는 저작권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특허권, 상표권, 실용신안권 등을 포함합니다. 최근에는 카카오프렌즈, 라인, 마음의 소리 등 소프트웨어나 웹툰 등에도 지적 재산권이 부여되는데요. 성공한 게임과 실패한 게임의 IP 활용 전략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모바일 게임 포화시대 돌파구, IP

모바일 게임이 성장하기 시작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국내에는 조작이 간편한 캐주얼 게임부터 RPG, 퍼즐 매치류 등 다양한 게임들이 출시되었습니다. 치솟는 인기에 힘입어 2013년에는 한 달에 1,100여 개가 넘는 게임 앱이 출시되었지만,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시장에서 매출을 발생시키며 살아남는 모바일 게임은 단 1%에도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게임 업계는 치열해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찾기 위해 고심하는데, 이때 주목을 받은 것이 바로 ‘성공한 IP’였습니다. 널리 알려진 IP를 게임에 활용하면 마케팅이 쉬울 뿐만 아니라 해당 IP의 고정 마니아 층을 게임 유저로 흡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2013년을 기점으로 모두의 마블 for kakao, 애니팡 사천성 for kakao와 같은 IP 게임들이 출시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같은 금도끼라 할지라도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벌목량이 달라지게 마련인 것처럼, 서로 상반된 결과를 맞이하게 됩니다.

중국에서 대박을 물고 돌아온 IP 활용 게임

중국에서 제작한 전민기적 화면 캡처IP를 활용하여 소위 ‘대박’을 친 게임은 바로 ‘뮤오리진’입니다. ‘뮤오리진’은 뮤(MU)라는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중 하나이며 ‘뮤온라인’이라는 PC게임으로 먼저 발매됐었습니다. 2001년 국내에서 출시된 ‘뮤온라인’은 흥행에 크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제작사인 웹젠은 뮤온라인의 IP를 중국 게임 업체 ‘킹넷’에 판매했고, 킹넷은 웹젠과 함께 뮤 IP를 활용하여 2014년 12월, ‘전민기적(全民奇迹)’이라는 모바일 게임을 중국에서 출시하였습니다.
이 게임은 출시된 지 13시간 만에 4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4일 만에 중국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1위에 등극하는 등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이후 웹젠은 전민기적을 2015년 ‘뮤오리진’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출시했죠.

2015년부터 ‘뮤오리진’은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TOP10을 놓치지 않으며 상위권을 유지하였고, 약 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뮤오리진’은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중 최고의 BP(Best Practice)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뮤오리진’의 돌풍을 목격한 게임 업계에서는 IP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안이한 IP 활용이 낳은 다른 결말

‘뮤오리진’과 반대로 IP 활용이 실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명 IP를 활용하여 출시된 ‘메이플스토리M’, ‘삼국지조조전 Online’은 출시 초기 이목을 집중시키며 흥행에 성공한듯싶었지만, 갈수록 사용자들의 관심이 시들해졌죠. 기대와 달리 콘텐츠와 게임 방식이 모바일에서 특성을 살리지 못했고 과금 유도까지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프렌즈팝과 프렌즈 팝콘의 유사한 게임 화면 캡처

동일한 IP를 활용해 RPG나 퍼즐 장르의 유행을 좇는 게임이 증가하면서 표절 논쟁에 휘말리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프렌즈팝’과 ‘프렌즈팝콘’을 꼽을 수 있는데요. 모두 ‘카카오프렌즈’ IP와 3매치 퍼즐이라는 인기 게임 방식을 활용하였습니다. 두 게임은 사용자 UI나 게임 방식에 있어 유사해 보입니다. 하지만 게임을 만든 두 업체는 표절 여부에 대해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여기서 프렌즈팝과 프렌즈팝콘을 예시로 짚고 싶은 것은, 표절의 여부가 아니라 유저들이 원한 게임이냐는 점입니다. 3매치류 게임은 2012년 모바일 게임 붐을 주도한 ‘애니팡’ 이후 수많은 아류 게임의 기반이 되었고, 위의 두 게임 역시 같은 게임 방식과 보상 시스템,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하기에 차별점이 거의 없습니다. 과연 2017년 유저들이 이런 게임을 원하고 있을까요?

게임의 주인은 IP가 아니라 사용자

약 20년간 PC와 모바일 게임을 즐겨온 사람으로서 생각건대, IP를 활용한 게임의 성패는 사용자의 욕구를 읽는 것이 관건입니다. 게임을 만드는 기업의 입장에서 인지도 높은 IP 활용은 성공이 보장된 지름길처럼 보이지만, 사용자가 재미와 차별점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게임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까요?

뮤오리진 공식 홍보 영상 캡처 화면

성공한 ‘뮤오리진’의 경우 기존의 ‘뮤’ IP와 RPG를 더한 평범한 구성이지만, 하루 만에 최고 레벨을 기록하는 한국 사용자를 위해 다양한 던전과 최고 레벨에서 다시 레벨업을 할 수 있는 환생, 능력치를 높여주는 수호펫, 캐릭터 간 결혼시스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 제공하였습니다. 또한 당시 카카오플랫폼을 활용한 게임이 다수를 이루던 시장에서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등의 계정을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타깃을 넓힘으로써 성공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이와 같이 모바일 게임이 IP를 활용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기 높은 원작에 기대기 보다 천편일률적인 게임방식을 탈피해 최대 다수 유저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피드백을 지속 반영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미 캐릭터나 세계관이 널리 알려진 IP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상품입니다. 이를 게임과 결합할 경우, 확장된 콘텐츠와 심화된 몰입도로 더 큰 재미와 만족도를 줄 수 있겠죠. 하지만 IP는 게임 흥행의 만능 열쇠가 아닙니다. 사용자의 니즈에 대해 고민하고 차별화된 게임을 제공할 때에 비로소 게임과 IP가 더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에는 최근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중국 모바일 게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