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토리

회사 홈페이지가 꼭 필요한가요?

글쓴이 Ashley Kim() 2021년 12월 10일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하다 보면, 흥미로운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올해 받은 재미있는 질문 중 하나는 ‘회사 홈페이지가 꼭 필요한가요?’였다. 회사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은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리고, 비용도 생각보다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간단하게 페이스북 페이지를 생성해서 회사 홈페이지 기능을 대체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회사 홈페이지의 역할을 무엇으로 규정하는지에 따라 그 대답은 YES일수도, NO일수도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카카오 페이지, 블로그 등의 플랫폼을 이용해서 회사 홈페이지를 생성할 때의 가장 큰 장점은 구축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불어 계정을 생성하면 바로 포스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1일 이내에 서비스 오픈도 가능하다. 또한 해당 플랫폼에 이미 회원으로 가입된 유저들이 원할 경우에는 댓글을 남길수도 있고, 상호 대화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현장의 요구를 상세하게 청취하다 보면, 다음과 같은 이유들 때문에 결국 기업의 홈페이지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1. 우리 회사/제품의 특징이 잘 드러나도록 페이지 디자인을 하고 싶다.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허용하는 디자인 편집의 범위는 Hero 영역의 이미지 변경 정도이고, 블로그의 경우 포인트 컬러 변경 등이 가능하지만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기본적인 골격과 완전히 다른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2. 각각의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템플릿이 아닌 우리 기업이 제공하고자 하는 정보 특성에 맞는 페이지의 신규 제작이 필요하다.

각 플랫폼을 이용해서 채널을 개설하게 되면, 최신 컨텐츠가 위에 보이는 형태이다. 회사소개/제품정보/연혁 등은 회사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이지만, 자주 변경되는 속성의 콘텐츠가 아니다.  그래서 페이지 개설 후 시간이 경과하면 회사소개/제품정보는 고객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낮아진다.

3. 제품정보를 DB에서 불러오고 싶다.

이것은 의외로 많은 고객들이 가능할 것이라고 오해하는 부분이다. 플랫폼 내에 우리 기업만을 위한 DB를 별도로 생성할 수 없다. 만약 누군가 ‘저 비슷한 것을 봤는데요’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별도 서버를 통해 구현된 페이지를 웹앱 방식 등으로 플랫폼에서 호출하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우리 회사만을 위한 별도의 서버가 필요한 것이므로 플랫폼의 기능만으로 쉽게 페이지를 구현할 수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4. 소셜미디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더라도, 이것이 외부 검색엔진에 의도한 것처럼 색인되지 않는다.

채널 내의 도달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각 플랫폼에서 광고를 진행해야 하는데, 애초에 예산 문제로 홈페이지 대신 페이지를 개설한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광고비를 집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5.  외부 검색엔진에서 우리 기업/제품/브랜드 페이지가 바로가기 링크로 등록되지 않는다.

각각의 검색엔진에서 키워드에 따라 콘텐츠가 노출되는 순서가 있다. 다양한 플랫폼의 페이지는 포스트 단위로 노출되며 대표 주소보다 최신 포스트가 상위에 노출되는 랭크 규칙이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기업명+페이스북’과 같은 형태로 검색해야만 해당 페이지가 노출되는 것이다. 몇 가지 예시를 확인하면 아래와 같다.

▲‘삼성전자’로 검색할 때, 우측에 기업정보 위키가 노출된다

▲‘삼성전자+페이스북’으로 검색할 때만, 최상위에 페이스북 채널 정보가 노출된다. 또한 기업명으로 검색할때와 달리 우측 섹션의 기업정보 위키가 노출되지 않는다

▲‘삼성 갤럭시 S21’로 검색할 때, 상품 정보가 주요 영역에 노출된다. 검색 키워드에 따라 상단에 최저가 정보가 뜨는 경우도 있다. 

▲‘이건희 회장’으로 검색할 때, 우측에 인물 위키가 노출되고 본문에 상위 노출되는 정보의 종류가 달라진다.

검색엔진 최적화에 대해서는 별도로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일단 본 포스트에서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생성할 경우 '기업명'으로 검색했을때는 '바로가기' 링크에 우리 회사가 노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만 인지하시면 된다.

6. 추후 CRM 마케팅을 위해서 우리와 소통했던 고객의 정보를 우리 회사의 DB에 누적하고 싶다.

많은 클라이언트가 고객의 정보를 저장하여 마케팅에 활용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어떤 플랫폼에 페이지를 개설한다는 의미는, 어떠한 경우에도 해당 플랫폼의 회원 정보를 우리 기업의 DB에 누적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법적으로 그것은 해당 플랫폼의 회원이기 때문이다.

7. 해당 페이지를 통해 GA(Google analytics) 정보를 수집하고 싶다.

GA 코드를 입력할 수 있을 경우에만 GA 정보를 취합하는 것이 가능한데, 대부분의 플랫폼에서는 이것을 제한하고 있다. 각 플랫폼에서의 개별적인 통계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이러한 니즈가 없다면, 플랫폼을 활용하여 회사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것도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나쁘지 않는 선택이 될 수 있다.

마무리하면서, 

그리고 한달에 한 번 정도는 ‘회사의 대표 도메인을 플랫폼에 생성한 페이지와 연결시키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질문도 받는다. 이것은 검색엔진 최적화 관점에서 좋은 방향은 아니지만, 긴급하게 그렇게 처리해야 할 때가 있다. 가령, 회사/브랜드/제품을 소개하는 페이지를 당장 다음주에 오픈해야 하는데 시간과 예산이 부족할 때가 그렇다.

블로그의 경우는 (해당 블로그 플랫폼에서 허용한다면) DNS 정보 변경을 통해 회사의 도메인을 입력하면 회사 블로그로 가도록 설정할 수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 페이지나 카카오 페이지의 경우는 그렇게 설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서버 호스팅을 통해 랜딩 페이지를 업로드해서 해당 도메인으로 접속할 경우 목표한 페이지로 랜딩 되도록 처리할 수는 있다. 간혹 블로그에서 DNS 정보 변경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에도 이런 식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것은 오가닉 방문자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아니므로, 일단 페이지를 연결해 두더라도 기업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홍보 관점에서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