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쏟아지는 웹브라우저, 무엇을 선택해야 하나

글쓴이 Lina Ha() 2018년 03월 14일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하고 살펴보는 데 유용한 프로그램 ‘웹브라우저(Web Browser)’. 현재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웹브라우저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이하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 이하 IE)와 엣지(Edge), 구글의 크롬(Chrome) 그리고 애플의 사파리(Safari) 등을 꼽을 수 있는데요. 이중 IE는 초창기 웹브라우저로 10년 전만해도 인터넷을 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IE를 통해야 한다고 생각할 만큼 큰 영향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IE의 단점이 대두됨과 동시에 신규 웹브라우저들이 출시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습니다.


전세계 웹브라우저 사용 현황

최초의 웹브라우저는 1990년 12월, 영국의 컴퓨터 과학자 ‘팀 버너스리(Timothy Berners-Lee)’를 중심으로 Object-C 언어로 개발된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입니다. 이 브라우저는 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CERN, Conseil Européen Pour La Recherche Nucléaire)에서 과학자들이 이용하던 웹브라우저로 비록 원시적인 형태이긴 해도 이전 페이지, 새로 고침, 다음 페이지 등 현재의 웹에서도 사용하는 많은 기능이 구현돼 있습니다.

1990년 12월 23일 발표된 최초의 웹브라우저 월드와이드웹 화면

이후 인터넷이 대중화되며 넷스케이프가 웹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하지만 후발 주자인 MS가 윈도우에 IE와 OS(Operating System)를 통합, 끼워팔기 식으로 점유율을 높이며 독과점 논란이 일어났죠. 2000년대 들어서며 새로운 웹브라우저가 속속 등장해 현재는 크롬, IE, 엣지, 사파리를 포함한 파이어폭스(Firefox), 오페라(Opera)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 웹브라우저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IE와 크롬의 대세 변화인데요. 불과 10년 전만해도 윈도우 프로그램의 대중화에 힘입어 IE가 웹브라우저 전체 사용률의 95%를 차지했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빠른 속도와 간결한 유저 인터페이스를 앞세운 구글의 크롬이 급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각각의 점유율을 살펴보면 2018년 1월 기준 크롬이 50%를 훌쩍 넘어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고 다음으로 사파리, IE, 엣지, 파이어폭스, 오페라 순입니다.

2018년 1월 기준 웹브라우저 사용 현황

국내 사정은 조금 다릅니다. 아직까지는 IE 계열 웹브라우저의 사용 비중이 높은 편인데요. *엑티브엑스(ActiveX)를 지원하고 인터넷뱅킹, 쇼핑 등에 유용하다는 이유로 다른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부수적으로 IE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IE 특성상 윈도우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속도가 느리며, *웹 표준에 맞지 않는다는 점과 엑티브엑스와의 충돌로 인한 프로그램 종료가 잦아지면서 사용자들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엑티브엑스, 공인인증서 등 웹 발전과 최적화를 저해하는 제도의 폐지를 확정, 올해 초를 시작으로 엑티브엑스 제거 작업에 돌입했는데요.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우리나라도 점차 타 브라우저의 사용률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엑티브엑스(ActiveX): IE만을 위해 설치되는 응용 프로그램으로 다른 브라우저에서는 작동되지 않고 많은 프로그램을 설치토록 유도한다. 보안상 취약점이 있으며 프로그램 간 충돌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웹 표준: 월드와이드웹(WWW)을 구현하기 위해 따라야 할 표준 또는 규격. 대표적 웹 표준에는 하이퍼텍스트 생성 언어(HTML), 확장성 하이퍼텍스트 생성 언어(XHTML), 종속형 시트(CSS: Cascading Style Sheets), 자바스크립트(JavaScript), 웹 사용에 대한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 등이 있다.

보안? 메모리? 속도? 당신의 선택은

그렇다면 IE를 대신할 웹브라우저로는 어떤 것이 가장 적합할까요? 사용 패턴에 따라 알맞은 웹브라우저는 무엇인지 각각의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왼쪽부터 크롬 엣지 사파리 로고

1) 웹 표준 지원과 빠른 로딩 속도 ‘크롬’

2008년 출시 후 꾸준히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 구글의 크롬은 다양한 운영 체계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고, 높은 웹 표준을 지원합니다. 또 빠른 로딩 속도, 오류 및 충돌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사용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메모리와 배터리 소모 관련 이슈가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구글은 지난달 15일, 사용자에 불편을 주는 광고 차단 시스템을 적용하고 배터리 소모를 줄인 크롬 최신 버전을 공개, 사용자를 위한 발 빠른 대응으로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 IE의 단점 보완한 ‘엣지’

마이크로소프트는 IE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윈도우 10버전부터 신규 웹브라우저 엣지를 선보였습니다. 엣지는 출시 이후 호환성 문제로 많은 논란을 낳았지만, 지난해 말 확장기능에 대한 지원 확대를 발표한 이후, 많은 부분이 개선됐습니다. 또 최근 미국의 IT 미디어사 폰아레나(Phone Arena)가 실시한 스마트폰 웹브라우저 성능 측정에서 엣지는   *모션마크(Motionmark)와 *베이스마크 웹(Basemark Web) 3.0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으며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사용자에게 용이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오류가 있어 확장 플랫폼의 안정성 부분에서는 조금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모션마크(Motion Mark): 케스케이딩 스타일 시트, HTML5 캔버스, SVG 등의 그래픽 성능 측정.
*베이스마크 웹 3.0(Base Mark Web 3.0): 자바스크립트 프레임워크, 연산, 웹 GL2.0 등의 중요 성능 측정.

폰아레나가 실시한 스마트폰 웹브라우저 성능 측정 결과표

3) 빠른 속도와 업데이트가 장점 ‘사파리’

애플의 사파리는 맥 OS에서의 빠른 속도와 연동성, iOS의 빠른 업데이트 지원이 주요 장점으로 꼽힙니다. 또 디자인적 요소가 뛰어나 디자이너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동 시 많은 메모리 소모로 사이트가 열리지 않는 등의 오류가 자주 발생했었는데요. 다행히 현재는 많이 개선된 모습입니다. 이외에도 모바일에서 사파리 PDF 저장하기, 데스크탑 버전 보기, 사이트 주소 복사 후 바로 가기, 원하는 단어 바로 찾기 등 다양한 확장 기능을 추가해 용이함을 더했습니다. 

왼쪽부터 파이어폭스 오페라 웨일 로고

4) 가벼운 프로그램, 간편한 부가기능 ‘파이어폭스’

꽤 오랫동안 오픈소스로 개발되어 온 파이어폭스는 일반인보다는 개발자들에게 많이 알려진 개방형 웹브라우저입니다. 빠른 속도와 가벼운 프로그램, 간편한 부가기능은 물론 다양한 운영 체계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고, 웹 표준 지원도 뛰어납니다. 파이어폭스 제작사 모질라는 지난해 멀티 코어 기반의 현대적인 PC용으로 개편한 ‘파이어폭스 퀀텀(Firefox Quantum)’을 공개했는데요. 기존 파이어폭스의 약점이었던 CPU 점유율 문제를 보완해 기존 속도보다 2배 이상 빨라졌고, 메모리 사용은 크게 줄었으며, 확장 프로그램에 다양한 기능까지 추가했습니다. 모바일용 파이어폭스와 탭을 동기화할 수 있다는 점도 새롭습니다. 이로써 그간 메모리와 보완 문제로 등 돌린 사용자들을 다시 불러올 수 있을지 기대해도 좋겠습니다. 

5) 불안한 서버 환경에 최적화 ‘오페라’

오페라는 웹 표준을 가장 빠르게 적용, 구현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웹 서버 환경이 불안하거나 속도가 느린 곳에서의 사용이 최적화되어 있고, 사양이 낮은 기기에서도 무리 없이 사용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가상화폐 채굴에 이용되는 악성 코드를 차단, 사용자의 시스템이 악용되는 것을 막아주는 노코인(No Coin) 기능을 업데이트하면서 주목받고 있는데요. 아직은 인지도가 낮은 편이지만, 뛰어난 성능이 입증된 만큼 머지않아 사용자 수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웨일의 다양한 확장앱

6) 옴니태스킹 가능한 국내 웹브라우저 ‘웨일’

국내 인터넷 포털 기업인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웹브라우저 웨일은 크롬을 기반한 오픈소스로 개발됐습니다. 지난해 3월 오픈 베타를 거쳐 10월에 정식 출시된 이후 맥 OS와 리눅스 버전을 배포하고 오는 4월, 모바일 버전 출시를 목표로 추가 개발 중에 있는데요. 웨일은 국내 인터넷 사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최적화된 기능과 빠른 속도, 보안 등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만큼 출시 이후부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꾸준히 사용자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네이버 검색 엔진과 HDR(High Dynamic Range) 미디어 플레이어, 인공신경망 번역 서비스 파파고 등 자사 서비스와의 자연스러운 연계로 편리함을 더했습니다.

위의 6가지 웹브라우저 외에도 Share, Media, *Torrent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토치(Torch)’, 빠른 속도와 IE를 기반한 중국의 ‘맥스톤(Maxthon)’, 국내 기업인 줌 인터넷에서 제작한 ‘스윙(Swing)’ 등도 특정군을 중심으로 꾸준히 이용되고 있습니다.

* Torrent: 개인 간(Peer To Peer) 파일 공유 프로그램.

웹브라우저 사용자 대부분은 큰 문제가 없는 한 처음 선택한 웹브라우저를 계속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후발 주자가 지금의 주류를 넘어서기가 쉽지 않은데요. 계속해서 웹브라우저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불편함이 익숙해지기 전에 다양한 사용 경험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웹브라우저를 찾아볼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