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地大人多, 중국 전자상거래의 현황

글쓴이 claire() 2017년 04월 14일

地大人多는 ‘땅은 넓고 사람은 많다’는 뜻으로 ‘중국’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이기도 합니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굳게 닫혀있었던 중국 시장의 문이 열리면서 ‘차이나 드림’을 꿈꾸는 많은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모두에게 달콤한 꿈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대다수 기업은 ‘실패’라는 쓰디쓴 경험을 맛봐야 했으니까요. 그렇게 중국 진출의 꿈은 잠시 주춤하는 듯 보였는데요. 최근 중국에서 핫 아이템으로 부상한 전자상거래 덕분에 다시 차이나 드림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글로벌 규모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전자상거래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최다 인구 중국, 네티즌도 세계 최대

2016년 7월 CNNIC(중국인터넷네트워크정보센터)가 발표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2016년 6월 기준 중국의 인터넷 보급률은 51.7%로 약 7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네티즌 규모 또한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단일 국가로 이 같은 인터넷 사용자 규모는 단연 세계 최대라고 합니다.

좌중국 네티즌 규모 및 인터넷 보급률 우 중국 모바일 네티즌 규모 및 비율

최근에는 모바일 기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모바일로 인터넷을 접속하는 네티즌 규모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데요. 위의 그래프를 보면 전체 네티즌 중 92.5%가 모바일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60% 이하인 점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중국의 네티즌 인구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많은 네티즌 중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요? 위와 같은 시기 CNNIC가 조사한 중국 온라인 쇼핑 이용률 통계자료에 따르면 중국 전체 네티즌 중 약 60%가 넘는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보급률 상승으로 온라인 쇼핑 인구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7억 명이 넘는 네티즌과 앞으로 보급될 스마트폰의 수, 계속 발전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기술 등만 봐도 앞으로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겠죠.  

중국 내 전자상거래 디펜딩 챔피언 ‘알리바바’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알리바바 그룹(이하 ‘알리바바’)티몰(Tmall, 天猫), 타오바오(Taobao, 淘宝网), 알리페이(Ali pay, 支付宝)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11일, 중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불리는 광군제(光棍节) 때, 티몰은 매출 1,200억 위안을 달성했는데요. 이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규모를 대략 유추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외에도 알리바바는 현재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매출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음은 물론 PC, 모바일 교역 규모에서도 강세가 두드러집니다.

2016 상반기 중국 온라인 유통 시장 점유율과 2016년 2분기 중국 모바일 쇼핑 거래 점유율

위의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징둥(JD, 京东)’, ‘닝(Suning, 苏宁)’ 등의 플랫폼이 알리바바의 아성에 도전하는 형국입니다. 이렇듯 알리바바가 전자상거래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은 바로 결제 서비스에 있는데요. 2000년대 초반 당시 알리바바는 이미 중국 진출에 성공한 미국 이베이(eBay)의 *’페이팔 시스템(Paypal System)’으로부터 고객을 끌어와야 하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이때 도입한 서비스가 *’에스크로 결제 시스템(Escrow system)’을 기반으로 한 알리페이(Ali pay)였죠. 알리페이는 의심 많은 중국인들의 특성 덕분에 결제 과정이 간편한 페이팔 서비스보다 신뢰를 얻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을 선도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뒤를 바짝 추격해오는 텐센트(Tencent) ‘위챗페이(Wechat pay)’의 약진, 징둥과 텐센트의 연합 등 각 기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경쟁하며 알리바바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알리바바를 제치고 전자상거래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나타날지, 아니면 알리바바가 계속 아성을 이어나갈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 페이팔 결제 시스템: 미국 최대 오픈마켓 이베이의 결제 시스템으로 결제에 사용할 신용카드로 본인 인증하고 이메일 계정을 만들면 결제 시마다 이메일 계정과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돼 절차가 간편함.

* 에스크로 결제 시스템: 구매자의 결제 대금을 제 3자에게 예치하고 있다가 배송이 정상적으로 완료된 후 대금을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거래 안전장치.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 어떤 점이 다른가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티몰’, ‘타오바오’, ‘징둥’ 등의 쇼핑몰 사이트에는 우리나라 쇼핑몰 사이트와 차별되는 몇 가지 특징들이 있습니다.

편리한 로그인 기능

왼쪽부터징둥 모바일 쥐메이 모바일 바이두 누오미 PC 화면

일반적으로 새로운 쇼핑몰 사이트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회원 가입에 따른 양식을 기재해야 하는데요. 중국의 경우,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 시스템을 통해 알리페이, 메신저 등의 서비스에 각각 회원 가입을 하지 않아도 연동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동 로그인 API를 적용한 사이트가 많지 않은데요. 국내 전자상거래 사이트 중에는 티몬SSG, 신라 면세점 등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 사이의 통신에 사용되는 언어나 메시지 형식으로 윈도우의 API를 사용하면 복잡한 일들을 하나의 명령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다양한 결제 방식

중국의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다양한 결제 방식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흥미로운 방식은 ‘물건 수취 시 결제’인데요. 문자 그대로 택배 수령 시에 대금을 결제하는 것을 말합니다. 의심이 많아 모르는 사람과의 금전 거래를 꺼리는 중국인에게 이 방식은 상품을 직접 확인한 뒤 결제할 수 있어 안심 구매를 가능케 합니다.

한눈에 보이는 옵션 선택 화면

왼쪽부터 타오바오 징둥의 제품 상세 페이지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옵션 선택 UI(User Interface, 사용자 화면)는 우리와 조금 다릅니다. 구체적으로 상품의 옵션 형식이 다른 것인데요. 국내는 드롭다운 형식인 데 비해, 중국은 한눈에 모든 옵션을 볼 수 있도록 펼쳐져 있습니다. 이 방식의 경우 제품을 비교하는 데에 편리하지만, 옵션이 많은 경우 오히려 복잡해 보이고 선택 자체도 쉽지 않은 단점이 있습니다. (오른쪽 이미지 참고) 

편리한 장바구니 사이드 바

중국의 유명 전자상거래 사이트에는 공통적인 UI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화면 우측에 사이트 바에서 장바구니, 위시리스트 등 개인 옵션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쥐메이 PC 메인 화면

국내의 경우 스크롤을 내릴 때마다 사이드 바가 따라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중국 쇼핑몰의 사이드 바는 스크롤과 상관없이 고정되어 있어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줍니다. 개인 정보 및 추가 옵션 정보를 보는 것도 편리합니다.

지역에 따른 배송비와 배송 가능 여부

중국은 면적이 매우 넓으므로 상품 배송이 쉽지 않은데요. 도서 산간 지역 외 전국을 2,500원의 비용으로 배송해주는 국내 택배사와 달리 중국은 지역에 따라 배송비가 다른 것은 물론 구매할 수 있는 물건도 다릅니다.

쑤닝의 배송지 선택 페이지 화면

위 이미지는 배송 지역 변경에 따른 배송비 및 배송 가능 여부를 확인한 모습입니다. 배송지를 베이징으로 했을 때는 무료 배송이 가능하지만, 티벳으로 배송 지역을 변경하니 상품을 잠시 판매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뜹니다. 또 다른 지역으로 변경해보니 배송비도 함께 변경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로그인부터 옵션 선택, 결제방식까지 국내와 다른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중 API를 이용한 로그인, 수취 후 결제, 배송비/배송 기간 예측 등의 서비스는 중국 사용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주요 요소입니다. 차이나 드림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중국이라는 나라의 특색은 물론 중국인들의 특성까지 세심하게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드리며 칼럼 1편을 마칩니다. 2편에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중국 전자상거래’를 주제로 이야기 들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