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중국 전자상거래
중국의 전자상거래를 주제로 지난 1편에서는 현황과 특징을 알아봤습니다. 2편에서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 중국 전자상거래의 발전 방향에 대해 알아봅니다. 현재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는 O2O(Online to Offline)로 방향을 잡은 듯 보입니다. 이는 중국의 IT 공룡이라 불리는 바이두(百度, Baidu),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 (줄여서 BAT)의 O2O 관련 투자율 상승,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합병 등의 움직임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역시 끊임없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의 열기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종합 온라인 쇼핑몰에서 생활 서비스로
타오바오(Taobao, 淘宝网), 징둥(JD, 京东), 쑤닝(Suning, 苏宁) 등 종합 온라인 쇼핑몰 홈페이지 화면의 우측에는 다양한 아이콘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이 아이콘은 휴대폰 요금 충전부터 기차표 예매, 공과금 납부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로 연결됩니다. 이처럼 중국의 종합 온라인 쇼핑몰들은 생활에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점점 변화하고 있습니다.
해외 직구 채널 개설
중국인들의 ‘직구’ 열기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중국 모바일 인터넷 전문 시장조사기관 아이미디어 리서치(iiMedia Research)에 따르면 2016년 중국 직구 소비자 수는 전년보다 78.3% 늘어난 4,100만 명에 이릅니다. 해외 상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직구 전문 쇼핑몰이 등장한 것은 물론 대형 종합 쇼핑몰의 해외 직구 시장 진입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쥐메이 닷컴(JUMEI.COM)은 중국의 대표 직구 사이트로 중국 내에서 수요가 많은 해외 상품을 보세 구역을 활용해 판매하고 있는데요. 배송 시간 단축은 물론 가짜 제품 구매의 위험성도 낮출 수 있어 대형 쇼핑몰의 직구 섹션에서도 보세 구역을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 O2O 방식을 도입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직접 확인한 후, 온라인에서 주문할 수 있습니다.
대형 쇼핑몰의 직구 채널도 인기가 높습니다. 지난해 징둥의 ‘618’과 알리바바의 ’11.11’ 등 대규모 세일 이벤트 기간을 기점으로 해외 직구 전자상거래 비즈니스가 크게 주목을 받았습니다. 데이터에 따르면 6월 18일 당일 징둥의 글로벌 구매량은 전년보다 17배 늘었고, 11월 11일 알리바바 그룹의 티몰(Tmall, 天猫)은 이벤트 시작 52초 만에 10억 위안 달성, 하루 동안의 총 매출액은 1,207억 위안으로 우리나라 돈으로 무려 20조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6월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된 후, 파운드 가치가 떨어지자 중국 내 영국산 상품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도 했는데요. 이때 징둥은 쇼핑몰 사이트에 영국관을 개설해 많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Amazon)도 중국에서 해외 직구 쇼핑객을 타깃으로 하는 프라임(Prime) 회원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대세에 동참했습니다. 이처럼 해외 직구를 즐기는 중국인의 증가는 온라인 쇼핑의 판도를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넷 스타와 V-Commerce
V-Commerce(Video Commerce)란 웹사이트 영상을 통해 구매를 유도하여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최근 중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1인 방송이 보편화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 인기 ’BJ’, ‘뷰티유튜버’가 있다면 중국에는 인터넷 스타를 지칭하는 ‘왕홍(网红)’이 있습니다. 마케팅을 위해 이들을 기용한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영상 속 왕홍이 실제 사용하고 있는 제품을 실시간으로 살 수 있습니다. 동시에 방문자와 구매 현황도 확인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킵니다.
웨이상의 등장
웨이상(微商, 웨이보 상인)은 또 다른 전자상거래 유형으로 중국 SNS인 위챗(微信, Wechat)을 사용하여 물건을 매매하는 상인들을 말합니다. 주로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현지에서 구매한 물건을 중국까지 배달해주는 방식으로 위챗에 등록된 친구들, 즉 지인이 파는 물건이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고, 가짜 제품에 대한 의심에서 자유로운 편입니다. 최근에는 B2C(Business to Consumer) 형식도 종종 보이는데 웨이상은 티몰, 징둥 같은 종합 쇼핑몰보다 진입 장벽이 낮아 중국에 진출하려는 해외 중소기업들이 판로를 개척하기에 용이합니다.
현재 중국의 IT 공룡들은 차세대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방식에 구애받지 않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규모와 기술, 트렌드까지 갖춘 이들이 국내에 진출했을 때, 국내 전자상거래의 판도는 어떻게 될까요?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중국 기업들의 변화와 발전 앞에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들의 발전이 위협이 아닌 기회가 되길 기대하며 칼럼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