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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SparkLabs Demo day 9 참석 후기

글쓴이 Michael() 2017년 08월 01일

빠르게 발전하는 IT 기술은 많은 창업과 실패의 역사를 낳았습니다.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선 우버(Uber)나 에어비앤비(Air B&B)의 신화를 잇기 위해 지금도 곳곳에서 새로운 기술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앞세운 *스타트업(Start-up)이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현재 IT 시장의 트렌드와 비전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6월 열린 스타트업 엑셀레이터 SparkLabs의 아홉 번째 Demo day에 이롭게가 다녀왔습니다. 최근 스타트업들의 경향 파악은 물론 사회적 기업가 정신에 대한 좌담까지 들을 수 있었던 그날의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스타트업: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신생 창업기업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이전 단계라는 점에서 벤처와 차이가 있다.

새로운 IoT / IT 경향을 한 눈에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SparkLabs의 Demo day는 하계와 동계에 각각 한 차례씩, 1년에 두 번 열리는 스타트업-투자자 간 투자 유치 프로그램입니다. 이번 하계 Demo day는 오전에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스타트업, 오후에는 일반 스타트업들이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이롭게는 오후 Pitch Session에 참석해 발표를 지켜봤는데요. 넓은 코엑스 오디토리움이 가득 차서 선 채로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을 만큼 참여자가 많았습니다. 

데모데이의 시작을 알리는 무대 위 사회자 모습

행사는 축사와 SparkLabs 공동 창업자인 이한주 대표의 환영사로 시작되었습니다. 이어진 첫 프레젠테이션의 주인공은 자동차 보안 전문기업 ‘페스카로’. 이들은 ‘ECU Protection’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자동차의 통신망을 보호하는 보안 솔루션을 소개했는데요. 자율주행 자동차의 등장이 눈 앞의 현실이 된 지금, 자동차 해킹이라는 새로운 위기에 대해 처음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프레젠테이션 중인 클로젯의 대표소매 업체를 위한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42’, 신경과학과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개발한 외국어 학습 플랫폼 ‘Kadho’, 실무에 능통한 각 분야 비즈니스 전문가를 기업과 연결해주는 네트워크 마켓 ‘Profound’, 국내 최초의 패션 렌탈 서비스 ‘Closet’ 등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자영업부터 교육, 일상 등 단상에 오른 기업들의 색깔이 실로 다양했는데요. 온-오프라인을 연결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스타트업의 통찰력이 특히 돋보였습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스타트업도 많았는데요. 길거리 인터뷰 포맷으로 진짜 아시아의 현실을 보여주는 뉴스 플랫폼 ‘Asian Boss’, 몰입형 콘텐츠를 캡쳐하고 공유, 검색할 수 있는 플랫폼 ‘Emergent VR’, 실제 로봇을 원격조종하여 온라인 게임으로 즐길 수 있는 ‘Kizbat’ 등의 아이디어가 눈에 띄었습니다. 비주얼 인터렉션을 활용한 ‘Blend’는 인스타그램과 스냅챗에 이어 대표 SNS 플랫폼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날 소개된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활동과 그 태도에 대하여

Pitch Session이 끝난 후 ‘사회적 기업가 정신- 혁신을 통한 빈곤 퇴치’라는 주제 아래 ‘Kiva’의 공동 창업자 Jessica Jackley와 ‘Room to Read’의 설립자 John J. Wood의 좌담이 진행됐습니다. 기술을 통한 사회환원을 꿈꾸는 이롭게는 사실 이 좌담회를 보기 위해 Demo day에 참가했답니다. 빈곤 퇴치를 목적으로 세계 최초의 P2P 소액대출 서비스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사업가들을 지원하는 Kiva,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평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문맹 퇴치를 위해 힘쓰는 비영리단체 Room to Read의 사회적 기업 활동에 대한 경험담이 궁금했기 때문이죠.

좌담 중인 Jessica Jackley와 John J Wood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주목하고, 그 가치에 문제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실행에 옮기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누구에게 무엇이 필요한가? 나는 누구를 위해 일하고 싶은가? 그러한 고민 속에 사람들에게 필요한 걸 주기 위해 배운 것을 나누는 과정에서 Kiva가 태어난 것입니다.”

좌담 중인 Jessica Jackley의 모습Kiva의 설립자이자, 현재 마케팅 책임자로 일하고 있는 Jessica Jackley는 사회적 활동이 도움이 필요한 이들만을 위한 자선행위가 아님을 강조했습니다. Kiva 역시 사람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 솔루션을 찾는 과정에서 사회 공헌 역할까지 자연스럽게 수행하게 된 것이라고 말이죠. 더불어 그녀는 선의에 의해 운영하는 기업이라도 돈이나 물질에 대한 걱정이 없을 거라는 기대는 낭만적인 생각이라며, 기업 운영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더했습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거쳐 Kiva는 12년간 전 세계적으로 8억 8천만 달러 이상의 대출을 성사시키며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네팔, 캄보디아 등 개발도상국에 도서관을 짓고 교육사업을 벌이는 John J. Wood는 전 직장인 Microsoft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담한 목표’의 중요성을 말했습니다. 우선 큰 목표를 세우고, 그를 실현하기 위한 과감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협력 또한 필수적입니다. 더불어 그는 사회적 기업 역시 이윤 창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좌담 중인 John J Wood“기업의 사회적 노력은 새로운 소비를 창출하고 이익을 만듭니다. 사회적 기업 또한 세상을 위해서만 일할 게 아니라 이윤이 남는 일을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세대를 위한 좋은 투자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죠. 이 둘이 조화를 이룰 때 사회에 더 큰 영향력을 갖고, 가치 있는 일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에 뜻이 있다면 느리더라도 꾸준하게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말 또한 덧붙였는데요. 그러한 노력으로 Room to Read는 2000년 설립 후 지금까지 세계 1000만 명에 이르는 어린이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선물할 수 있었습니다. 


30분이 채 안 되는 짧은 좌담이었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기업의 자세와 지향점에 대해 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가진 재능을 통해 다른 이들의 삶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이롭게의 고민 역시 더욱 깊어졌습니다. 더불어 Demo day의 Pitch Session은 국내외 스타트업의 현재와 미래 경향을 알차게 보고 배울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날 선보인 스타트업 모두가 잘 성장해 Kiva와 Room to Read와 같이 사회에 기여하는 좋은 기업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