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IoT 시장 경쟁
여러분은 하루에 스마트폰을 몇 시간이나 사용하시나요?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하루 스마트폰 사용량은 5시간 이상으로, 일상 속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단계를 벗어나 포화단계에 있습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16년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동기 대비 0.2%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스마트폰 관련 업체들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IoT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란 PC, 노트북,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냉장고, 가스레인지 등의 가전제품부터 공장 생산설비 등에 이르는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고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스스로 운영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여러 개의 사물을 하나의 기기로 쉽게 컨트롤할 때, 그 도구는 스마트폰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매개 삼아 각 기기들의 작동을 가능케 하는 IoT 운영체제(OS, Operation System)입니다. 그렇기에 IoT의 핵심은 인터넷으로 연결된 모든 사물을 통제하고 제어할 수 있는 운영체제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스마트폰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애플, 삼성, 구글은 IoT와 관련해 어떠한 운영체제를 바탕으로 생태계를 준비하고 있으며,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의 샤오미, 화웨이는 어떻게 차세대 시장에 대응하고 있는지 최근 기업들이 내놓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이들이 구상하는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iOS와 W1칩 중심의 생태계 완성- 애플
애플은 현재 스마트폰 기기와 iOS 운영체제를 모두 스스로 개발하므로 자체 경쟁력이 강한 편입니다.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애플은 IoT 시장에서 고유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애플은 이어폰 단자를 없앤 아이폰 7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W1칩이 탑재된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소개했습니다. 발표 직후의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이었습니다. 유선 이어폰 사용자들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것이 주된 비판의 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에어팟이 출시되자 사용 후기는 칭찬 일색이었습니다. W1칩 덕분에 아이폰은 물론, iCloud를 통해 다른 애플 기기와의 페어링 전환이 매우 쉽다는 평이었습니다.
애플이 기존 블루투스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W1칩을 새로 개발한 이유는 이를 미래 애플 생태계의 연결고리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 기기간 근거리 무선 연결에 주로 쓰이는 블루투스는 짧은 무선 거리와 높은 배터리 소모율이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이에 애플은 보다 개선된 기능으로 애플 생태계를 연결할 수 있는 W1칩을 개발한 것입니다. 앞으로 W1칩은 아이폰이나 애플워치 뿐 아니라 애플의 모든 IoT 기기에 탑재되어 각각을 빠르고 편리하게 연결하는 iOS 생태계를 완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드웨어 확대를 통한 시장 선점- 삼성
삼성은 스마트폰 점유율 1위(2016년 1분기 기준)이지만 부품 다수를 외부에서 구입해 조립하고, 소프트웨어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여 자체 경쟁력이 낮은 편입니다. 그러므로 삼성은 애플의 Fast-Follower로서 빠르게 현지시장에 적응하면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직접 기업을 인수하고 유통채널을 확보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은 미국 차량 전장 분야의 선두주자인 하만(Harman)을 인수했습니다. 차량 전장사업이란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기부품들을 통칭하는데, 스마트카의 기능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부품들을 포함합니다. 삼성은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스마트 기기를 자동차(스마트카)로 생각하고, 기업인수를 통해 빠르게 하드웨어 시장을 장악하려는 것입니다. 그로써 인수한 시장 부분이 삼성의 IoT 운영체제를 유통할 채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갤럭시 노트7에 자체 개발한 부품을 사용하고, 기어 S3와 전용 단말기에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 ‘타이젠’을 탑재하는 등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드웨어 시장으로의 진출- 구글
2016년 구글은 최초로 직접 설계한 스마트폰 Pixel 시리즈와 스마트 기기 5종을 함께 출시하며 ‘Made by Google’ 브랜드를 새로 선보였습니다. 소프트웨어의 강자인 구글이 이젠 하드웨어까지 함께 출시하며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구글은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제조사들에게 오픈 소스로 공개하면서 애플보다 먼저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하지만 제조사들이 오픈 소스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하면서 안드로이드의 형태는 천차만별로 달라져 버렸습니다. 결국 구글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발표해도 삼성 스마트폰을 쓰는 사용자는 적어도 몇 달, 심지어 1년 뒤에나 업데이트를 할 수 있는 문제점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구글도 애플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개발하면서 최종 사용자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을 구상하였고,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Made by Google’ 입니다.
‘Made by Google’은 앞으로 구글의 하드웨어가 계속 출시되는 것은 물론, 운영체제와 함께 IoT 기기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을 것임 암시하고 있습니다.
생활 속의 IoT 실현- 샤오미
저렴하기로 유명한 샤오미는 IoT 시장에서도 가성비 전략을 펼칩니다. 샤오미가 생산하는 전자제품은 보조 배터리부터 스마트폰, TV, 최근엔 공기청정기, 체중계, 멀티탭 등 그 종류가 다양합니다. 그리고 이 제품들은 모두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페어링되어 조작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여기에 샤오미의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샤오미는 MIUI라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운영체제를 자체 개발하여 고도화시키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TV뿐 아니라 MIUI가 탑재된 저렴한 IoT 제품들을 연달아 출시하면서 자연스럽게 사용자가 샤오미의 IoT 생태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합니다. 삼성이 IoT시장의 핵심 하드웨어를 자동차로 정했다면, 샤오미는 생활 가전제품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습니다.
IoT 전용 OS에 집중- 화웨이
마지막으로 화웨이는 샤오미와 같이 중국 IT업체이지만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매우 많은 통신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그것이 화웨이의 전략과 일맥상통합니다. 2015년 5월 21일, 화웨이는 세계 최경량 IoT 전용 운영체제인 LiteOS를 공개하며, 사물인터넷 기기를 만들기보다 ‘인터넷과의 연결’ 그 자체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 각 국 통신사와 긴밀하게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특허 경쟁력을 토대로 오직 IoT 운영체제 하나에만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모든 기업의 목표는 시장을 장악하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세부적인 방안은 현재 기업의 강점과 시장 환경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차이를 보입니다. 위에 언급한 기업 이외에도 다양한 업체들이 미래의 IoT 시장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어떤 기업이 IoT 시장의 강자가 될지 확신할 수 없지만 기업들이 출시하는 제품이나 개발 기술, 기업활동 등은 앞으로 우리 생활이 어떻게 발전할지 추측할 수 있는 단서가 됩니다. 경쟁사보다 먼저 시장을 예측하고, 그에 대응하는 전략을 펼치는 기업만이 IoT 시장의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