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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듀! LTE, 웰컴! 5G

글쓴이 Lina Ha() 2018년 02월 19일

지난 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5일까지 17일간 펼쳐지는 평창동계올림픽은 국내에서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올림픽이자, 최초의 동계 올림픽인 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아주 뜨겁습니다. 그리고 이번 올림픽을 데뷔 무대로 화려하게 등장한 새로운 이동 통신 기술 ‘5G’ 또한 선수들의 경기만큼이나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빨라진 속도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무인 자동차, 웨어러블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함으로써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디지털 시대의 든든한 기반이 되어줄 5G의 활약,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차세대 네트워크 5G의 화려한 등장

‘5G 올림픽’으로도 불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은 올림픽 개최지라는 자부심은 물론, 통신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전 세계인 앞에 보여줄 수 있다는데 더욱 큰 의미가 있습니다. 5G는 제5세대 통신 규격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쓰이고 있는 LTE 기술이 4G(4세대) 기술은 아닙니다. LTE(Long-Term Evolution, 장기적 진화)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정확히는 3G 기술의 연장선에 있지만 온전한 4세대는 아닌, 진화 과정 중 잠시 쓰인 거라 볼 수 있는데요. 지금까지 3G 주파수를 상당 부분 쓰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여러 이동 통신사가 ‘4G’라고 부르는 바람에 암묵적으로 ‘4G=LTE’로 여기고 있을 뿐이지요.

평창올림픽 경기를 타임 슬라이스와 360도 VR을 통해 집에서 즐기는 모습

평창동계올림픽은 5G 기술을 통해 모든 경기 내용을 초고화질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초고화질 카메라 100대로 빙 둘러가며 모든 각도에서 중계하는 기술은 피겨스케이팅 경기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데요. 시청자들은 선수의 표정과 근육의 움직임 등을 360도로 돌려가며 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게 시청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영화 ‘매트릭스(1999년)’에서 총알을 피하는 배우 모습을 시간이 멈춘 것처럼 빙 둘러가며 보여주는 ‘타임 슬라이스’와 같은 원리로 볼 수 있는데요. 피겨스케이팅 경기 외, 한국의 메달 박스인 쇼트트랙 경기와 짜릿한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봅슬레이 등의 경기도 5G를 이용해 볼 수 있습니다.

KT 5G 홍보관 내 타임 슬라이스 플레이 화면다양한 경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공간도 마련됐습니다. 평창·강릉의 ICT(정보통신기술) 체험관 및 경기장 일대 10여 곳의 5G 존, 서울 광화문 내 KT 라이브 사이트 부스에서는 종목별 ‘타임 슬라이스’ 체험과 *초저지연성을 활용한 봅슬레이, 드론, 자동차를 조종해 볼 수 있는 ‘커넥티드 스피드’ 등의 시설이 제공돼 올림픽 경험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초저지연성: 지연성 제로를 목표로 한 5G 기술 핵심 중 하나로 응답 속도의 지연을 최소화하는 것을 뜻한다.


근본부터 다른 기술력, 속도는 LTE 50배

5G글씨와 클라우드 이미지 모바일 이미지 등이 하나로 연결된 이미지5G는 단순히 3G 기술의 발전상에서 속도만 끌어올린 LTE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 2016년 하반기 이후 출시된 최신 스마트폰으로 사람이 몰리지 않는 시간대에 속도를 측정해 보면 보통은 150Mbps를 넘기는 수준입니다. 이 정도 속도면 Full HD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감상하는 데 무리가 없을 정도라 보시면 되는데요. 5G는 한발 더 나아가 최대 5Gbps까지 속도를 끌어올렸습니다. 이는 영화 한 편 다운로드가 순식간에 끝난다는 얘긴데요. 불과 몇 년 사이 PC에 3.5인치 플로피 디스켓을 꽂는 사람이 사라진 것처럼 앞으로 PC에 랜선을 꽂는 일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빠른 속도가 가능한 이유는 5G가 쓰고 있는 기술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조금 생소하지만, 빔포밍(Beamforming)이나 MIMO(Multiple Input Multiple Output) 같은 기술이 좋은 예입니다. 빔포밍은 통신하려는 기기, 즉 단말기가 있는 방향을 판단해 혼선이 일어나지 않도록 전파를 보내 수신율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MIMO는 전파를 주고받는 안테나를 여러 개 달아 잡음은 걸러내고 보다 넓은 대역폭으로 통신하도록 도와줍니다. 이런 기술이 뒷받침되었기에 5G는 빠른 속도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해당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죠.

모바일로 파일을 다운로드하는 이미지

5G에 적용된 핵심 기술의 또 한 가지는 앞서 언급한 초저지연성을 목표로 한 응답속도입니다. 전달속도가 빠른 만큼 여기에 상응하는 응답속도도 빨라야 하는데요. 보통의 경우, 음성 통화 시 100ms 미만의 응답시간이어야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이보다 늦어지면 ‘왜 이렇게 말을 안 해?’라고 인식하는 것이죠. 이해를 돕자면, 해외에 나가 있는 리포터와 생방송으로 연결할 때 상대의 음성을 듣기 위해 지연되는 시간을 떠올리면 됩니다. 

음성이 아닌 영상의 경우, 응답시간은 더욱 중요한데요. 끊김 없는 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10ms 미만으로 응답시간을 줄여야만 합니다. 더욱이 IoT(사물인터넷), 가상현실, 스마트카처럼 많은 정보와 함께 대응해야 하는 서비스라면 응답시간을 1ms 이하로 낮춰야만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고요. 만약 응답시간이 늦은 내비게이션이 있다면 어떨까요? 당장 우회전을 해야 하는데, 이미 지난 후에 알려준다면? 이것이야말로 의미 없는 기술일 수밖에 없겠지요.

VR게임과 자율주행차 내부 가상 이미지

빠른 속도가 주는 또 다른 유익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과 같은 게임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는 것입니다. 클라우드 서버에 있는 게임을 스트리밍으로 즐기는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점인 지연시간을 5G가 해결해 주면 콘솔 게임기를 집에 놓고 쓰던 것도 옛날 일이 돼버리겠지요. 최근 주목받는 기술인 자율주행차에도 5G 통신기술은 필수입니다. 자동차 안팎에 설치된 카메라가 멀리 떨어진 서버에 실시간으로 교통 상황을 전달하면 교통량 파악은 물론 사고를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또 부상을 입고 헬리콥터로 이송되는 환자의 상태를 센서와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 환자가 도착하기 전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됩니다.

한편, 빨라지는 속도에 따른 문제점도 야기되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배터리 시간인데요. LTE 스마트폰이 국내에 처음 등장한 2011년만 해도 반나절도 안 돼 배터리가 바닥난다는 아우성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세대교체가 늦었던 *퀄컴 스냅드래곤 S3 칩의 성능이 떨어져 일어난 일이었는데요. 당시만 해도 LTE 모뎀을 만들 수 있는 회사가 퀄컴밖에 없었다는 환경적 요인도 한몫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전 사례를 충분히 인지한 덕분인지 지금은 배터리 관련 문제 중 많은 부분이 개선됐습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경우,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도록 규격을 만들었고, 5G 통신이 가능한 칩을 만들 수 있는 업체도 늘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해결 방법이 다양해졌습니다.

*퀄컴(Qualcomm): 1985년 창립된 미국의 무선 전화 통신 연구 및 개발 기업으로 대표 제품으로는 스냅드래곤 AP, CDMA 칩셋, BREW, OmniTRACS 등이 있다.

모든 사물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실현

이미 몇 년 전부터 전 세계 IT 업계에서 거론된 5G 서비스의 또 다른 필수 조건은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을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네트워크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4G 이동통신이라 불리는 LTE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이었다면, 5G는 사람 이외에 주변의 물건, 자동차 등 사물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이 될 것이며, 2020년에 이르면 전 세계 50억 명 이상이 네트워크에 연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IoT 스위치 기능 설명 이미지

이처럼 사물이 통신, 인터넷에 연결되면 우리는 일상 속에서부터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되는데요. 가장 가까운 일상 속 변화들을 살펴보면, 홈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서비스로 문 또는 창문 열림감지센서를 통해 혹시 있을 도난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깜빡 가스 밸브를 안 잠그고 나와도 밖에서 손쉽게 잠글 수 있는 가스락, 대기 전력을 차단해 전기료를 절감해주는 플러그, 장시간 집을 비울 때 켜놓을 수 있는 스위치 등으로 안전, 비용 절감, 편리함까지 누릴 수 있습니다. 또 홈 CCTV를 이용하면 집안의 가전제품 및 각종 기기를 집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원격 조정하고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비닐하우스 내 온도를 자동으로 관리하고, 꺼져 있던 가로등이 지나가는 사람을 감지해 자동으로 켜지는 등 사회 곳곳에서 필요에 맞게 쓰일 수 있게 됩니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음성인식 제어 기능이 포함된 IoT 서비스를 구현해 ‘불 꺼줘’, ‘가스 잠가줘’, ‘문 열어줘’ 등의 다양한 음성명령에 따른 실행이 가능해져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3년 전만해도 5G에 대한 이야기는 무성했지만, 업계에서 얘기하는 대략적인 조건과 표준화 준비에 그쳤습니다. 그리고 2020년 도쿄올림픽을 시작으로 5G 서비스의 본격적인 실현을 예상했었죠. 하지만 2년 앞당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최초로 선보이게 되면서 일본을 한발 앞서 나가게 됐습니다. 더불어 2019년 3월,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다는 계획까지 발표했는데요.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더욱 다양하고 편리한 차세대 서비스의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