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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열정으로 얻은 값진 경험, 아르바이트

글쓴이 Lina Ha() 2018년 01월 12일

학창시절에 내 손으로 돈을 벌어보고 싶다는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텐데요. 교복만 벗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그때, 사회에 첫발을 내딛던 순간을 돌이켜보았습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일념으로 도전했던 이롭게 청년들의 별별 아르바이트 이야기 함께 들어봅니다.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사회 첫발

인생의 첫 아르바이트는 무엇이며,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편의점 내부 모습Jounga 고등학교 때 친구의 부탁으로 김밥 전문점에서 서빙을 하게 됐는데 그게 첫 아르바이트였다.
Tennant 대학에 가자마자 주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다. 대학생이 되면 용돈 정도는 내가 직접 벌겠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다.
Benjamin 고등학교 졸업 직후, 당시 인기 있었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영어 이름을 써야 했는데 ‘케인’이라는 닉네임을 썼다.
Angella 나 역시 대학교 1학년 때 회전 초밥집에서 첫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후로 주말 아르바이트는 쉰 적이 없었고, 방학 때도 꾸준히 했다. 용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당시 가장 인기 있었던 아르바이트는 무엇이었나.
Angella 친구들이 과외, 패밀리 레스토랑, 놀이공원 등에서 일한 기억이 난다.
Tennant 커피숍과 편의점 등이 인기였던 것 같다.
Benjamin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특히 직원 할인이 된다는 점 때문에 다들 선호했다.
Angella 아르바이트 경험으로 할인뿐 아니라 다양한 메뉴를 싸게 먹을 수 있는 방법 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Jounga 비슷한 것 같다. 영화관에서 일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어떤 아르바이트를 했나.
Angella 회전 초밥집, 웨딩홀, 건물 안내데스크, 아파트 모델하우스 등에서 일했다. 회전 초밥집의 경우, 접시 개수 세는 것부터 장국, 샐러드, 주류 등의 서빙을 주로 했다. 시급이 높았지만, 육체적으로 힘들어 3개월 정도만 하고 그만뒀다. 웨딩홀에서는 1년 정도 했는데, 막내에서 선임까지 올라갔었다. 예식은 하루 1건에서 최대 5건까지 있었고, 특히 좋았던 점은 식의 횟수와 상관없이 무조건 일당 5만 원이라는 것이었다. 성수기에는 힘들었지만, 비수기에는 편하게 일할 수 있었다.
Tennant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의 문화센터, 편의점, 음식점 등에서 일했다. 문화센터는 어린이집처럼 다양한 놀이 용품이 있는 곳이었는데, 데스크 업무와 아이들이 어질러 놓은 물품을 치우고 정돈하는 일을 병행했다. 그 경험 덕분인지, 아기 엄마들이 쓰는 용어들을 잘 아는 편이다.
캐릭터 인형 탈을 쓴 JoungaJounga 평소 공연을 좋아해서 어린이 뮤지컬 스태프 모집 공고만 보고 무작정 지원했다. 패널 만드는 것부터 매표, 객석 관리, 무대 정리, 의상 관리, 배우들 식사 준비까지 온갖 잡다한 일을 다 했다. 그때 세상 모든 잡무를 다 해본 것 같다. 이를 기반으로 경력이 쌓이다 보니 어린이 직업 체험 테마파크, 어린이 캐릭터 전시관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아르바이트를 주로 하게 됐다. 카페 아르바이트를 한 적도 있다.
Benjamin 무대 세트 철거 작업, 영업 및 판매, 서빙 등 몸으로 할 수 있는 웬만한 일은 다 했던 것 같다. 고혈압을 주제로 한 생동성 시험 아르바이트도 했었는데 아르바이트비가 꽤 높다는 얘기만 듣고 겁 없이 도전했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활동의 제약을 받기도 했고, 약물 투여, 채혈 등을 했었다.
Angella 대학 시절, 현직 교사나 사범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채점 아르바이트도 했던 기억이 난다. 채점 과정이 까다로웠지만, 들이는 시간에 비해 시급이 높아 경쟁률이 셌다.
가장 힘들었던 아르바이트는 무엇인가, 그 이유는.
Tennant 파스타 전문점에서 일한 적 있는데, 주방 보조 모집이라는 공고만 보고 설거지나 청소만 할 줄 알고 간 게 잘못이었다. 설거지는 물론 피자 굽기, 샐러드 만들기 등 주방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던 것 같다. 그래도 파스타를 많이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Jounga 어린이 직업 체험 테마파크에서 입장권 발권 및 고객 입•퇴장을 도와주는 일을 했다. 입장 인원을 하루에 1, 2부로 나눠서 받는데 1부에 3,000명씩 총 6,000명을 감당해야 했다. 거기다 다양한 직업 테마 중 항공사 테마를 맡아 항공사 출신 매니저에게 CS(Customer Satisfaction) 교육을 받았는데 복장도 제대로 갖춰야 했고, 머리가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안 됐다. 몸도 힘들었지만, 매니저의 요구를 만족시키는게 더 힘들었다.
Benjamin PC방 아르바이트는 몸은 편한 대신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 중고생들이 10분 더하겠다고 100원을 서비스로 충전해 달라는 둥 막무가내로 요구하는 것이 많았다. 또 항상 같은 자리에 앉는 남자 손님이 있었는데 음악을 밖으로 크게 틀어댔다. 조용히 해달라고 했으나 자기만의 공간이니 상관 말라는 답만 들었다.
Angella 건물 안내데스크 일을 한 적 있다. 간단한 인사나 주차권 관리 정도만 하는 줄 알았는데, 대표 전화를 받아서 담당팀에 돌려주는 일이 주였다. 그때도 보이스피싱이 많던 때라 영업 전화나 문자를 받고 화가 나서 전화를 건 사람들이 많았다. 무턱대고 내게 상사를 바꾸라고 소리치거나 욕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매일 욕을 듣다 보니 힘들어서 울기도 했고, 말을 많이 해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은 적도 있었다.

지금을 있게 한 청춘의 자양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Tennant 아르바이트하던 빵 가게가 망해 임금체불을 당한 적 있다. 나뿐만 아니라 매니저까지 모두 돈을 받지 못했다. 집단 고소를 해 노동부로부터 지급하라는 명령까지 받아냈지만, 결국 모두가 받지 못했다.
Angella 웨딩홀 아르바이트를 할 때였다. 예식 전에 식순을 익히고 멘트도 확인해야 하는데 사회자가 오지 않는 것이다. 조마조마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함께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후광을 내뿜으며 나타났다. 알고 보니 사회자가 유명 남자 배우였다. 좀 거만한 태도를 보이긴 했지만, 너무 잘생겨서 놀랐다.
Benjamin 이제 생각났는데 엑스트라가 내 인생 첫 아르바이트였다. (웃음) 배우 유아인, 고아라가 주인공이었던 ‘반올림’이라는 청소년 드라마였는데, 당시 서점 씬에서 지나가는 손님 역할을 했었다. 첫 아르바이트이기도 하고 종일 기다려 한 컷을 찍는 수고가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다.
Tennant 태풍이 몰아치던 날,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천장이 무너졌다. 바로 옆에서 난리가 났는데도 계속 일을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다. 또 하루는 백화점에 온종일 같은 노래가 나오는 것이었다. 이유를 물었더니 일종의 ‘내부 신호’라고 해서 놀랐다. 당시 나왔던 노래가 아이유의 ‘좋은 날’이었는데 ‘회장님이 매장에 있으니 조심하라’는 신호였다.
Angella Tennant의 말처럼 내부 직원들만의 신호가 있다. 예를 들어 안내 방송으로 “누구 고객님 어디로 와주세요~” 라는 식의 안내 방송을 듣기도 하는데 이것은 ‘CS 직원을 호출하는 신호’라고 알고 있다. 매장마다 신호가 있는데 내용도, 방법도 다 다르다.
Benjamin 대형 신발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면접 볼 때 잘 놀 줄 아냐고 물어봐서 그렇다고 했는데, 모객 행사 때 말 탈을 쓰고 춤을 추라고 시켰다. 춤추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일이라는 생각보다는 즐기며 했다. 당시 유행했던 셔플 댄스부터 비, 카라 등 아이돌 가수의 춤을 추기도 했다.
좌 Angella가 일한 웨딩홀 우 드라마 속 엑스트라로 나온 Benjamin KBS2 반올림1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다면.
Tennant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데스크 업무를 보고 있을 때였다. 강의를 환불하러 온 여성분이었는데, 문화센터의 주 고객이 아기와 어머니들이라 습관적으로 “어머님, 아기 이름이 어떻게 되나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저 결혼 안 했는데요”라며 정색하는 것이었다. 너무 당황해 “죄송합니다”만 10분 이상 했던 것 같다. 왜 다른 건 묻지도 않고 아기 이름부터 묻냐고 다그치시는데 정말 진땀을 뺐다. 그 후로는 절대 ‘어머님’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 무조건 고객님이라고 해야 한다.
Jounga 어린이 캐릭터 전시관에서 일할 당시 한 여성이 자신의 아이를 방치하고 있다가 아이가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마침 지나가며 목격해 매니저님께 유선으로 상황을 알렸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아이의 어머니는 모든 걸 내 탓으로 몰면서 무릎을 꿇으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매니저님께 당장 자르라고 소리쳤다. 회사 에서 잘 대응해 아르바이트를 계속했고 무릎도 꿇지 않았지만, 충격이 너무 커 꽤 오랫동안 힘들었다.
고용주에게 화가 난 순간이 있었다면.
Jounga 카페에서 일할 때였는데 사장님이 너무 인색했다. 당시 젤라또 아이스크림이 있었는데 혹시나 한입이라도 먹었을까 봐 남은 아이스크림의 무게를 매일 달아보는 것이었다. 또 창고 정리를 하느라 잠시 자리를 비우면 CCTV로 확인하며 어디 갔냐고 묻는 전화가 왔다. 의심받는 것도 싫었지만, 감시받는 것 같아 너무 싫었다.
Tennant 비슷하다. 피자 굽는 곳에서 일했는데, 사장님이 돈 관리를 엄청 깐깐하게 하셨다. 집에서도 매출 내역이 확인 가능했는지, 10원이라도 오차가 나면 바로 전화가 왔었다.
Jounga 뮤지컬 공연장 아르바이트를 할 때 배우들 식사로 15인분 정도의 밥을 손수 사서 배달했는데 버스비를 주지 않아 두 정거장 정도의 거리를 걸어 다녔다. 두 손엔 15인분의 밥과 1.5리터짜리 물 여러 개를 든 채 말이다. 정말 서럽고 힘들었다.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할 때 팁이 있다면.
Lookung for part time job 이라는 문구가 적힌 화살표가 오른쪽을 향하고 있다Tennant 사전답사 개념으로 일할 곳을 미리 가보길 권한다. 이왕이면 가장 바쁜 시간에 가보는 게 좋다. 최소 인력이 배치된 곳은 아무리 좋은 조건이라도 힘들 수 있다. 구인 사이트에 자주 올라오거나 사람이 자주 교체되는 곳은 분명 이유가 있다.
Angella 거리도 중요하다. 집을 기준으로 왕복으로 1시간이 넘지 않는 곳이 좋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면 가장 좋다. 또 복리후생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면접 때 먼저 물어보는 게 좋다. 말하는 사람에게만 챙겨주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꼼꼼하게 잘 챙겨야 한다.
Jounga 지금 나온 팁들 모두 중요하지만, 이것저것 재지 말고 그냥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Benjamin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재지 말고 닥치는 대로 하는게 가장 좋다.
나에게 아르바이트란.
Benjamin ‘젊음’이다. 젊기에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Tennant 예전엔 쓸데없는 노동이라 생각했는데, 이제 와 생각해보니 ‘자산’인 것 같다. 아르바이트하기 전 인맥은 가족, 친구가 전부였는데 일하면서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나 노하우 등도 조금은 배운 것 같다.
Jounga 나에게 아르바이트는 ‘학비’다. 학비에 보태기 위해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했다. 어릴 적부터 성인이 되면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고 학비와 용돈을 직접 마련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Angella '추억'이다. 주중에는 학교를, 주말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매우 바쁘게 보냈다. 당시에는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억울하고 힘들었던 일들도 다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추억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