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최초의 광고는 무엇이었을까?
오늘날 우리는 하루에도 수백 번 광고를 마주한다. 웹사이트 배너, 유튜브 영상 전 광고, 인스타그램 스토리 광고… 인터넷이 일상화되며 디지털 광고는 우리가 피할 수 없는 환경이 되었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이 모든 광고의 시작은 어디였을까? 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인터넷에 첫 광고를 띄웠을까? 오늘은 스팸 메일의 시초와 웹 배너 광고의 탄생이라는 두 가지 사건을 통해 디지털 광고의 기원을 탐험해본다.
스팸 메일의 시작: 로렌스와 캐롤린
인터넷 광고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첫 번째 기록은 놀랍게도 스팸 메일이다.
1994년 4월 12일, 미국 애리조나의 변호사 커플 로렌스(Lawrence)와 캐롤린 캐너(Carner)는 USENET 뉴스그룹에 무려 6,000여 개의 게시글을 동시에 올렸다. 내용은 그들의 변호사 사무실이 제공하는 미국 영주권 추첨(그린카드 로터리) 신청 대행 서비스 광고였다.
“Green Card Lottery - Final One?”
이 대규모 무차별 게시글은 당시 사용자들 사이에서 큰 반발을 일으켰고, 이후 온라인 공간에서 무분별한 광고를 가리키는 “스팸”의 상징적인 사건으로 남았다.
왜 “스팸”이라고 불렸을까?
이 단어는 원래 미국의 통조림 햄 브랜드 “SPAM”에서 비롯되었다.
영국 코미디 그룹 몬티 파이선(Monty Python)의 한 스케치에서 “스팸, 스팸, 스팸!”이라며 같은 단어를 반복하는 장면이 등장했고, 그 후 원치 않는 반복 메시지를 의미하는 은어로 쓰이게 되었다. 결국 인터넷 최초의 광고는 강제적 노출과 반복성으로 인해 부정적인 의미를 얻으며 시작되었다.
최초의 배너 광고: AT&T의 “You Will”
같은 해, 1994년 10월 27일. HotWired.com이라는 웹사이트에서 인터넷 최초의 배너 광고가 등장했다. 광고주는 AT&T, 광고 문구는 단순했다.
“Have you ever clicked your mouse right here? You will.”
이 광고는 당시 화면 상단에 468x60 픽셀 크기로 노출되었고, 오늘날의 배너 광고 포맷의 원형이 되었다. 놀랍게도 이 배너 광고의 클릭률(CTR)은 무려 44%에 달했다. 지금의 디지털 광고 클릭률 평균이 0.05%~0.1% 수준인 걸 생각하면, 거의 1000배 가까운 효과였다.
배너 광고의 의미
AT&T의 광고는 단순히 상품을 알리는 것을 넘어서 “인터넷 상에서 클릭을 유도하는 경험” 그 자체를 디자인한 시도였다.
- “광고를 눌러 웹사이트로 이동한다”는 개념이 처음 생겨났고
- 사용자는 수동적 소비자에서 능동적 클릭 사용자로 전환되었다.
이 작은 광고창은 디지털 광고 산업의 문을 연 열쇠였다.
스팸과 배너, 두 가지 기원
흥미로운 점은 인터넷 광고의 시작이 비난과 호기심, 두 가지 상반된 반응으로 출발했다는 점이다.
- 스팸 메일 → 반감, 규제 강화
- 배너 광고 → 혁신, 수익 모델 가능성
이 두 사건은 이후 온라인 광고의 윤리와 비즈니스 모델 모두에 영향을 주었다. 스팸은 이메일 필터링, 광고 규제법의 출발점이 되었고 배너 광고는 디지털 광고 네트워크와 리타겟팅 기술로 발전했다.
오늘날 우리는 알고리즘 기반 광고, 인플루언서 마케팅, 프로그램매틱 광고 같은 첨단 광고 환경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시작은 “메일 한 통”과 “배너 하나”였다. 인터넷 최초의 광고는 한편으론 논란, 한편으론 혁신이었다. 그리고 그 작은 시작은 지금 수조 달러 규모의 디지털 광고 산업으로 확장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