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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모바일웹의 미래를 이야기하다

글쓴이 Lina Ha() 2017년 07월 25일

디지털 환경에서 소비자에게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이 모바일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디지털 에이전시들이 어떠한 준비가 필요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롭게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롭게 김은주 대표와 부문장인 System Lab 김진 실장, UI Lab 김은지 실장, Design Lab 유현종 실장이 참석해 각자의 의견을 들려 주었다. 


모바일 환경 변화, 각 직군별 체감

모바일 화면을 클릭하는 모습 뒤에는 노트북이 있다

최근 모바일 중심으로 웹환경이 재편되고 있다. 각 직군별로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김은주(이하 김) 에이전시의 대표이기 이전에 PM의 역할을 하는 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최근 클라이언트가 송부해오는 제안 요청서(RFP)의 90%는 언제나 ‘모바일 최적화’ 또는 ‘모바일 퍼스트’를 언급한다. 하지만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면 모바일앱을 구축하는 서비스가 아닌 이상, 아직까지는 모바일 디자인만으로 디자인 시안이 컨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것이 과도기적인 형태로 보인다. 3년 후에는 대부분 사용자가 모바일로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바일 온리’의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한다. 가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러 가는데, 들어보면 수업에 참석한 중고등학생 중에서 집에 데스크톱이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한다. 세대가 교체되고 지금의 10대와 20대가 서비스를 만드는 시대가 되면 데스트톱은 전문 직업을 가진 사람만 이용하는 기기가 될 것이라 예상해 본다.

김진(이하 진) 그래도 교육과 관련된 인터넷 강의 서비스나 업무와 관련된 서비스들은 계속해서 데스크톱 기준의 서비스를 지원할 것으로 생각한다. 백엔드 개발의 경우, 변화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유현종(이하 유) 아무래도 디자인이 직접적으로 눈에 보이는 부분이다 보니, 모바일 중심의 서비스 변화에서 디자인이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 같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모바일에서도 결국 모션이나 인터랙션에 대한 요구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모바일에서의 인터랙션 디자인은 디자이너와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협력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프론트엔드 개발 관점에서의 어려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김은지(이하 은) 모바일은 모두 모던 브라우저를 사용하므로 인터랙션 구현에 있어서는 오히려 데스크톱보다 크로스 브라우징의 이슈가 적다. 2010년 이후 다양한 반응형웹 사이트를 구축하면서 몇 가지 이슈가 레포팅 됐으나, 현재는 대부분 이슈가 해결됐거나 대응 방안을 찾은 상태다. 아직도 계속해서 이슈를 트래킹 하는 것은 카카오톡이나 라인과 같은 앱에서 실행되는 인앱 브라우저에 대한 것이다.

모바일에서의 콘텐츠 최적화

노트북을 이용한 인터넷 쇼핑 모바일 쇼핑을 동시에 즐기는 모습

모바일에서도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최적화해서 보여줄까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디자인 관점에서 보면 테스크톱에 비해 스크린 사이즈가 작은 모바일은 레이아웃 디자인에 한계가 있다. 데스크톱은 랜드스케이프(가로형)에 최적화된 비율이고, 모바일은 포트레이트(세로형)에 최적화된 비율이기 때문에 데스크톱에 최적화된 디자인을 모바일에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다. 모바일에서 자유롭게 랜드스케이프로 뷰를 변경할 수 있으나 대부분의 사용자는 포트레이트로만 콘텐츠를 보는 점도 특이하다. 최근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의 형태를 벤치마킹하다 포트레이트 비율에 맞춰진 아이돌 뮤직비디오를 보고 매우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모바일 퍼스트라는 기본 원칙에 충실히 한다면 모바일에 최적화된 디자인을 가지고 데스크톱에서는 이러한 레이아웃이 반영되도록 디자인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직은 모바일 포트레이트 버전에 최적화된 디자인으로 클라이언트를 설득하기 힘들다. 트렌드를 주도할 수는 있으나 실제 적용에는 걸림돌이 많다. 모바일의 레이아웃이 색다를 수는 없기 때문에 대부분 사이트의 레이아웃이 동일해질 것이 걱정되기도 한다.

기존의 것을 버리지 않고는 혁신이 이루어지기 힘들다. 모바일웹 시대를 맞아 클라이언트의 인식 전환이 필수적이다. 말 그대로 ‘모바일 중심’으로 디자인 시안 작업을 하고 싶다. (웃음)

시스템 개발 관점에서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등은 ‘싱글 페이지 웹 애플리케이션(Single Page Web Application)’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선택하면 서버에서 최소한의 데이터만 이용해 자바스크립트로 나머지 화면을 그려내는 방식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 방식이 국내에서 웹서비스 구축 시 적용되는 일은 드물다. 낯선 방식이기 때문이고 ‘서비스에 문제가 없는데 굳이 바꿔야 하나’라는 생각이 큰 것 같다. MS에서도 IE11, 엣지 브라우저(Microsoft Edge)가 나오면서 개선되고 있지만, IE8에 자바스크립트를 최적화할 수 없는 것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 있어서 제약을 준다.

모바일 최적화를 이야기하거나 반응형웹으로 UI를 구현해달라고 하면서 크로스 브라우저 범위에 IE10 이하의 하위 브라우저를 포함하는 것은 정말 난센스다.

그 이야기는 클라이언트들에게 제가 백 번도 더 한 것 같다(일동 웃음). 클라이언트의 내부 인트라넷 시스템이 IE8 이상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설득이 가장 힘들다. 로그 분석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면 사이트 이용자들의 브라우저 통계를 바탕으로 설득하지만, 납품 조건을 바꾸기 쉽지 않다.

업무 프로세스의 변화

업무 프로세스와 관련해서는 변화할 부분은 없을지 궁금하다.
모바일에서는 차별화된 UI를 설계하는 것이 힘들다. SDK(Software Development Kit)에서 제시하는 버튼의 위치나 내비게이션 방식에 사용자들이 학습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차별화된 UI가 오히려 사용성을 저해할 수 있다. 제한된 환경에서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해야 하므로 텍스트나 이미지와 같은 원천 콘텐츠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웹기획자의 포지셔닝에 콘셉트에 따른 콘텐츠 기획 능력이 포함되거나, 콘텐츠를 기획하고 디렉팅하는 새로운 직업이 탄생할 것이라 예상한다.

최근 프로젝트가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콘텐츠 이슈다. 클라이언트가 콘텐츠를 기획하지 못하거나 산재된 것을 정리하지 못하는 상황이 많다. 그런 역할을 웹기획자가 해준다면 무척 좋을 것 같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벤치마킹을 하는 방식부터 변화해야 할 것 같다. 머리로는 모바일 중심 디자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직까지 발상의 전환이 쉽지 않다.

디자이너들과 PSD를 어떻게 주고받을지, 마크업 가이드를 어떻게 정의할지에 대해서는 늘 고민이 많다. 최근 전사적으로 Adobe CC가 도입되면서 디자인랩과의 업무 프로세스 일부가 효율적으로 개선되었다. UI개발 관점에서는 Angular나 Vue 등의 프레임워크를 도입할 예정이다.

시스템 개발자들의 업무 프로세스는 그다지 바뀔 것이 없다. 다만 향후 하이브리드 앱 개발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이 부분을 고려해 모바일 최적화 작업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회사를 경영하는 관점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좌담회였다. 세상이 변화함에 따라 각 직군에 대한 본질적인 업무 정의와 사내 직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위 내용은 DI매거진 7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 진행: 이경수 PR팀 과장
  • 참여: 김은주 이롭게 대표, 김진 System Lab 실장, 김은지 UI Lab 실장, 유현종 Design Lab 실장
  • 정리: 최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