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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자상거래 시장의 옴니채널 마케팅

글쓴이 Lina Ha() 2017년 11월 21일

구글은 물론 아마존, 알리바바까지. 세계적인 IT기업들이 전자상거래 전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셀러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것은 물론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는 건데요. 직거래, 도매시장, TV홈쇼핑 등 빠르게 진화하는 유통망과 트렌드 변화에 따른 내수시장 확대까지. 여러 환경적 요인을 둘러싼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옴니채널 마케팅 사례를 소개해 드립니다.


멀티채널을 넘어 옴니채널 시대

온라인 쇼핑앱을 켠 모습 인터넷과 모바일기기의 등장은 유통채널을 둘러싼 환경을 바꾸기에 충분했습니다. 전자상거래 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는데요.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TV홈쇼핑, 모바일 쇼핑 앱, 해외직구까지.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멀티채널’을 거쳐 이제는 ‘옴니채널(Omni Channel)’에 이르렀습니다. 옴니채널은 모든 방식을 의미하는 접두사 옴니(Omni)와 유통경로를 의미하는 채널(Channel)의 합성어로,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고 소비자에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일한 경험을 주는 것을 말합니다. 같은 가격과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몰에서 결제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픽업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한 상품을 직접 수령하지 않고 집으로 배송받을 수도 있는 것이죠.

대표적인 예로 영국의 존 루이스 백화점을 들 수 있는데요. 매장 곳곳에 인터랙티브 스크린을 설치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검색하거나 온라인으로 쉽고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화면 속에서 원하는 옷을 입은 모습을 가상으로 보여주는 ‘스타일미(Style Me)’ 서비스도 선보였습니다. 미국의 월마트는 제품의 바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그 자리에서 즉시 결제할 수 있는 ‘스캔앤고(Scan and Go)’ 서비스를 도입해 계산대에서 길게 줄을 설 필요가 없어졌고요.

좌존 루이스 백화점 style-Me 서비스 우 미국 월마트의 스캔앤고Scan and Go 서비스

지난 9월 오픈한 알리바바 온·오프라인 통합형 슈퍼마켓 허마(HEMA)는 허마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QR코드를 찍으면 알리페이로 결제, 지정된 배송지로 30분 내 배송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허마의 오프라인 체험관에서는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브랜드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데요. 고객이 선호할 것 같은 립스틱을 예측해 보여주는 ‘스마트 립스틱 미러’와 가상 캐릭터를 생성해 여러 옷을 입어 볼 수 있는 ‘가상 피팅 미러’, 실제와 유사한 메이크업이 가능한 ‘가상 메이크업 미러’ 등은 여성 고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미국 패션 브랜드 갭(GAP)은 온라인에 재고가 없는 경우 재고가 있는 가까운 매장에서 배송해주는 서비스(Ship from the store)와 온라인에서 마음에 든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예약 후 방문해 살 수 있는 서비스(Reserve in store) 등 다양한 방식의 옴니채널 서비스로 편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빅 데이터·지능화, 세계 전자상거래 사이트

지금 IT업계는 포털사이트(검색)와 메신저(소통), 오픈 마켓(쇼핑)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옴니채널이 일반화되는 시대에 돌입한 건데요. 이를 증명하듯 지난 7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강력한 신흥무기인 SNS 형 쇼핑 앱 ‘스파크(Spark)’를 출시했습니다. 스파크는 제품 사진과 후기를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하면서 소통하고 클릭 한 번으로 상품 구매 페이지까지 연결되는 앱입니다. 가장 많은 쇼핑 데이터를 보유한 아마존이 SNS에서 이뤄지는 쇼핑 영역까지 손을 뻗친 이상 그 영향력 또한 적지 않을 텐데요. 데이터 거인 아마존이 가져올 디지털 마케팅의 파급력, 기대해봐도 좋겠습니다. 

좌 아마존 스파크앱 우 타오바오 라이브 모바일 화면 캡처 이미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그룹의 오픈 마켓 타오바오는 모바일 이커머스 생방송 ‘타오바오 즈보(라이브) ’를 통해 또 하나의 유통채널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타오바오 즈보는 BJ 또는 매장 점주가 직접 출연해 상품을 소개하고, 해당 페이지에서 직접 구매하거나 위챗 등을 통해 추가 상담 후 구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계속되는 한류 열풍의 여세를 몰아 최근 동대문 패션 도매상가의 상품을 소개해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실시간 채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상품에 대한 신뢰도 형성은 물론 타국에서 유통되는 제품을 비싼 가격에 구매하지 않을 수 있어 중국 내 한국상품 소비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적인 온라인 경매업체이자 종합쇼핑몰인 이베이(eBay)는 지난해 메신저 연동 쇼핑 ‘샵봇(Shop bot)’의 베타버전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샵봇은 채팅과 로봇의 합성어로 이베이와 페이스북간의 연동을 수락한 후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상품을 검색하고, 질문 시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베이코리아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기술을 활용, 접속자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쇼핑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늦어도 내년 하반기쯤에는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피자헛 파이 탑스 버튼 이미지판매가 아닌, 브랜드 강화를 목적으로 출시 된 서비스도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운동화에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건데요. 피자헛의 스마트 농구화 ‘파이 탑스(Pie Tops)’는 피자를 주문할 수 있는 농구화로 전용 애플리케이션에 주소와 원하는 메뉴, 결제 정보를 입력하고 운동화 덮개 상단의 버튼을 누르면 GPS를 통해 가장 가까운 피자헛 매장에 자동 주문됩니다. 파이 탑스는 올해 초 전미 대학 체육 협회(NCAA, 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 남자 농구 챔피온십에 참가하는 팀 숫자에 맞춰 64켤레만 제작 됐는데요. 미국에서 큰 화제가 된 사례를 빌려 한국 피자헛은 2017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에 파이 탑스를 출품하기도 했습니다. 피자헛은 이외에도 빔프로젝터가 탑재된 ‘블록버스터 박스(홍콩 피자헛)’, 턴테이블이 탑재된 ‘DJ 피자 박스(영국 피자헛)’ 등 색다른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고객 경험 극대화, 국내 전자상거래 사이트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대시 버튼(Dash Button)’을 출시하면서 기대한 효과는 배송 시간 단축 효과였습니다. 온라인 쇼핑몰과 매장을 방문해 상품을 고르고, 주소를 입력하고, 주문하고, 결제하는 모든 단계를 버튼 하나로 단축한 것인데요. 특히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주문할 땐 매번 제품 정보를 확인하지 않는 사용자 습관(UX)도 한몫했습니다. 대시 버튼으로 자주 쓰는 제품을 주문하면 자연스럽게 배송 시간도 아낄 수 있는 것이죠. 이에 국내 기업들도 다양한 쇼핑 도구 출시를 통해 상응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습니다. 간편하면서도 합리적인 쇼핑을 찾는 소비자, 즉 스마트 컨슈머들이 늘어나면서 유통과 물류의 기능을 융합한 옴니채널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들이 줄지어 등장하고 있는 건데요.

좌 스마트 버튼 꾹 우 A태그 버튼 이미지

SK텔레콤은 지난해 11번가와 함께 버튼 한 번으로 생필품을 주문하는 ‘스마트 버튼 꾹’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스마트 버튼 꾹은 집에서 주로 쓰는 생수, 물티슈 등의 생활용품을 버튼 하나로 주문·결제·배송까지 해주는 간편 쇼핑 서비스로 최초 주문 시 SK텔레콤 스마트 앱에 사고자 하는 항목과 수량, 결제 방법, 배송지 등을 지정하기만 하면 됩니다. 버튼 한 개에 3가지 품목까지 지정할 수 있어 재구매 시 편리하고요.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근거리 무선통신)를 기반으로 한 옥션의 ‘A.태그’는 스마트폰 내 NF 모드를 작동시킨 후 A.태그 자석에 갖다 대면 최근 구매내역 확인 및 바로 주문이 가능한 모바일 쇼핑 특화 서비스인데요. 스마트 버튼 꾹과 마찬가지로 반복 구매에 아주 유용합니다. 옥션은 A.태그 출시 후, 전년 동기 대비 생활용품 전체 판매량이 상승함과 동시에 존슨앤드존슨, P&G 등 다양한 브랜드와의 프로모션도 더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롯데 스마트픽 서비스 이미지롯데 ‘스마트픽(Smartpick)’ 서비스는 온라인 또는 모바일에서 주문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문 상품을 찾는 서비스로 출근길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산 상품을 퇴근길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스캔(Smartscan)’은 매장에서 모바일 앱으로 상품 바코드를 스캔, 결제를 마치면 원하는 배송지에서 상품을 받아 볼 수 있어 무겁게 물건을 들고 다니는 수고를 덜게 되었습니다. 신세계백화점도 ‘매직픽업 서비스’를 시행 중인데요. 온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구매할 경우 배송을 기다리지 않고 해당 브랜드 매장에서 상품을 직접 수령할 수 있습니다.

뷰티 시장의 디지털 혁신을 한층 가속화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아리따움 등 오프라인 매장에 고객 조회, 상품 설명, 상담 후 즉시 결제까지 가능한 모바일 포스(POS) 시스템 ‘M-BOSS’를 도입했습니다. 또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을 통해 스마트한 쇼핑 시스템을 제공하는 ‘뷰티 딜리버리’, ‘뷰티 테이크아웃'을 비롯해 가상 메이크업이 가능한 라네즈 모바일 앱 ‘뷰티 미러’, 에뛰드하우스의 인공지능 기반 컬러 분석 서비스 ‘컬러피킹 챗봇’ 등을 잇달아 선보였습니다. 현재 시범 운영 단계인 이니스프리의 화장품 자판기 ‘미니숍’은 데이터 분석으로 고객 접점을 늘리기 위해 고안된 디지털기기인데요. 머지않아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아모레퍼시픽만의 최적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것입니다. 

아리따움의 뷰티 딜리버리 뷰티 테이크아웃 설명 이미지

인터넷 전자상거래 시장만이 아닙니다. 최근 T커머스(T Commerce) 시장도 유통업계의 숨은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T커머스는 TV와 커머스(Commerce)가 결합한 단어로 사전 녹화된 데이터 방송을 통해 소비자가 TV 리모컨으로 상품을 구입하거나 결제할 수 있는 채널을 말하는데요. T커머스는 녹화방송으로만 진행되기 때문에 TV홈쇼핑과 달리 시간 제약 없이 리모컨 버튼 하나로 언제든 원하는 상품을 쇼핑할 수 있으며 시청자의 소비 패턴에 따라 콘텐츠를 다르게 송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도 가능해졌습니다.


이처럼 많은 기업이 옴니채널을 통해 상품 정보를 얻는 다양한 창구를 제시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보다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유통산업의 새 트렌드로 떠오른 옴니채널을 활용한 마케팅은 이제 전자상거래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